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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 AI 문서솔루션 3종 세계일류상품…글로벌 오피스시장 공략 속도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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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반 문서 기술이 글로벌 오피스 소프트웨어 시장 경쟁 구도를 바꾸고 있다. 한글과컴퓨터가 자사 AI 솔루션 3종으로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지정하는 차세대 세계일류상품 인증을 받으면서다. 문서 작성과 편집, 데이터 추출, 업무 자동화까지 모두 아우르는 AI 도구군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향후 수출 확대와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선정이 국산 오피스 소프트웨어가 AI 전환 경쟁에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드러낸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글과컴퓨터는 18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5년 세계일류상품 인증서 수여식에서 인공지능 솔루션 3종이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됐다고 19일 밝혔다. 세계일류상품 인증 제도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가 주관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은 제품을 골라 수출 확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매년 제조와 서비스 분야를 대상으로 수출 비중, 기술력, 세계 시장 점유율, 성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현재 세계일류상품과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으로 나눠 인증서를 수여한다.

이번에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으로 이름을 올린 한컴 제품은 한컴어시스턴트, 한컴오피스 SDK, 한컴 OCR SDK 등 3종이다. 한컴어시스턴트는 대규모 언어모델을 활용해 보고서와 기획안 초안 작성, 문서 요약, 번역, 문장 교정 같은 작업을 자동화하는 AI 문서 작성 도구다. 단순 자동완성 기능을 넘어 문맥을 이해하고 적합한 형식과 표현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사용자의 생산성을 높인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 오피스 프로그램 위에서 바로 호출할 수 있어 사용자가 별도의 플랫폼으로 이동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차별 요소로 꼽힌다.

 

한컴오피스 SDK는 기업과 개발자가 자체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 안에 문서 작성, 편집, 변환 기능을 내장할 수 있도록 돕는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다. 워드프로세서, 스프레드시트, 프리젠테이션 같은 핵심 오피스 기능을 API 형태로 제공해, 그룹웨어나 전자결재, 문서관리시스템 등에 쉽게 통합할 수 있게 설계됐다. 한컴은 여기에 AI 기반 문서 분석과 자동 편집 기능을 순차적으로 결합하면서 일반 사용자용 오피스 제품을 넘어 B2B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한컴 OCR SDK는 광학식 문자판독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로, 각종 문서 이미지나 스캔 파일, 사진 속 문자를 디지털 텍스트 데이터로 전환해준다. 딥러닝 기반 문자 인식 모델을 적용해 한글과 영문뿐 아니라 다양한 서체와 복잡한 레이아웃에서도 인식률을 끌어올린 점이 특징이다. 금융기관의 전표 처리, 공공기관의 민원서류 전자화, 제조·물류 현장의 문서 자동 입력 같은 영역에서 활용도가 높은 기술이다. 특히 최근에는 OCR과 자연어 처리 기술을 결합해 표와 문단 구조까지 파악하는 고도화가 진행되면서 전자문서 지능화의 기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일류상품 인증은 이런 기술들이 단일 제품을 넘어 수출 상품군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는지를 따진다. 수출 비중과 수출 증가율, 진출 국가 다변화, 현지 파트너십 같은 지표가 함께 평가 대상이다. 한컴의 AI 문서 솔루션 3종이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됐다는 것은 아직 전 세계 시장 지배적 사업자는 아니지만, 향후 수년 안에 글로벌 경쟁 구도에서 의미 있는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평가됐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선정은 기존 오피스 소프트웨어가 가진 한계를 넘어서려는 시도로 의미를 가진다. 과거 오피스 프로그램은 문서를 수동으로 작성하고 저장하는 도구 역할에 머물렀지만, AI 기반 솔루션은 문서 내용 자체를 이해하고 추천과 자동화를 수행하는 지능형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한컴이 제공하는 SDK 형태의 제품들은 국내외 기업들이 자체 서비스 안에 국산 AI 문서 기술을 심을 수 있게 해 글로벌 클라우드·SaaS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는 오피스 시장에서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빅테크를 중심으로 AI 오피스 경쟁이 격화된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문서 요약과 회의록 자동 작성, 이메일 작성 보조 기능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비해 한컴은 한글 문서에 최적화된 엔진, 공공·금융 등 보안 요구가 높은 환경에서의 온프레미스 구축 능력, 국내 행정·비즈니스 문서 형식에 특화된 템플릿 자산을 앞세워 차별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이번 세계일류상품 선정은 이런 전략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여지가 있다는 평가로 연결될 수 있다.

 

정책 측면에서는 정부의 디지털 전환, 수출 주도형 성장 전략과도 맞물린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는 세계일류상품 인증 기업에 대해 해외 마케팅, 전시회 참가, 바이어 발굴, 현지 규제 대응 컨설팅 등을 지원해 왔다. AI 소프트웨어 분야 기업들에게는 현지 데이터 규제와 보안 인증, 클라우드 인프라 연계 등 복합 이슈가 얽혀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공공 지원이 진입장벽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산 AI 오피스 솔루션이 공공 조달이나 해외 정부 프로젝트에 포함될 때 인증 여부가 신뢰 지표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한컴 관계자는 이번 차세대 세계일류상품 선정이 한컴 AI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계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AI 기술 확산을 통해 고객사의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대한민국 대표 AI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한컴이 향후 클라우드 기반 구독형 오피스 서비스, 산업별 특화 문서 AI 솔루션, 해외 파트너와의 공동 패키지 상품 등으로 사업 모델을 확대할 경우 이번 인증이 실질적인 수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 전 산업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문서 처리와 정보 관리의 지능화 수준은 기업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국산 AI 오피스 기술이 세계일류상품으로 인정받은 만큼, 실제 글로벌 고객 확보와 매출 확대라는 결과로 이어질지에 국내외 소프트웨어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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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컴퓨터#한컴어시스턴트#한컴ocrsd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