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엽 삼선 중진의 마지막 길”…전북 정치 40년 별→지역과 교감한 삶, 유족 곁에 남기다
유성엽 전 국회의원이 6월 24일, 짧고도 굵었던 그의 정치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전북 진안의 조용한 현장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병상에서 투병을 이어가던 그는, 끝내 가족과 지지자들에게 깊은 아쉬움을 남기며 66년의 세월을 뒤로 남겼다.
정읍의 흙내음 속에서 태어나 전주고와 서울대를 거친 유성엽 전 의원은 1983년 행정고시를 통해 전북도 문화관광국장과 경제통상국장, 지방행정의 여러 자리에서 지역과 국가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해왔다. 정치 입문 이후에는 정읍시장을 두 차례 역임하며 지역민의 신임을 받았고, 18대와 19대 총선에서는 무소속으로 당선되며 중진 정치인의 입지를 굳혔다. 파란을 일으켰던 그의 무소속 돌풍은 전북 정치지형의 변동을 이끌었고, 20대 국회에서는 국민의당으로 옮겨 3선 고지에 올랐다.

유성엽 전 의원은 농림수산식품위원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등 다양한 상임위원회에서 정책 실무와 입법 활동을 활발히 펼쳤다. 특히 농해수위 야당 간사로서 지역 현안과 민생 문제 해결에 앞장섰고, 민주평화당과 민생당 등을 거쳐 지역 정치계의 중추적 인물로 활약했다. 치열했던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윤준병 의원과의 대결 끝에 의원직을 내놓는 뼈아픈 경험을 했지만, 그는 다시 민주당 품에 돌아가 지역을 위한 정치적 노력을 늦추지 않았다.
정치적 신념과 책임에 깊은 뿌리를 두었던 유성엽 전 의원의 별세 소식은 전북은 물론 전국적인 아쉬움과 침통함을 자아내고 있다. 남다른 행정 능력, 부드럽고도 단단한 리더십, 사람을 먼저 살피려 했던 따뜻한 성정은 오랜 시간 지역과 국민 곁에서 기억될 것이다.
고인의 빈소는 정읍장례문화원 VIP 30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6일 오전 거행된다. 장지는 전북 순창군 쌍치면 선영으로 정해졌다. 유성엽 전 의원을 기억하는 발길과 조문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북 정치권과 지역사회는 ‘참된 일꾼’을 추억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유성엽 전 의원의 구체적 노선을 조명하는 추모와 발자취 재조명이 이어질 전망이다.
남겨진 가족과 동료, 그리고 유성엽 전 의원의 따끔한 조언과 뜨거운 손길을 기억하는 이들은 또 한 번, 이별의 슬픔 속에서 그의 진심을 새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