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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봉, 불멸의 연기 흔적”…봉준호 감독과 운명적 동행→끝없는 추모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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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봉, 불멸의 연기 흔적”…봉준호 감독과 운명적 동행→끝없는 추모 물결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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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랑한 목소리로 수많은 이야기를 전하던 배우 변희봉이 우리 곁을 떠난 지 벌써 2년이 흐른다. 봉준호 감독의 작품 곳곳에서 빛을 발했던 그의 존재감은 영화 팬들의 마음에 여전히 곱게 남아 있다. 단단하면서도 따뜻했던 연기는 시간이 흘러도 시청자들의 가슴 속에 깊이 아로새겨진다.

 

1965년 MBC 성우 공채 2기로 데뷔한 변희봉은 안방극장과 스크린, 라디오를 넘나들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쌓았다. 수사극 ‘수사반장’, 역사극 ‘제1공화국’, 가족극 ‘솔약국집 아들들’, 메디컬 드라마 ‘하얀거탑’ 등 각기 다른 시대와 장르를 헤엄친 그의 필모그래피 위에는, 언제나 진실한 울림이 자리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변희봉의 이름이 더욱 뚜렷이 빛난 순간은 봉준호 감독과의 운명적 만남 이후였다.

소속사 제공
소속사 제공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 ‘괴물’, ‘옥자’에 이르기까지, 봉준호 감독과 여러 차례 호흡을 맞춘 변희봉은 그야말로 감독의 크나큰 페르소나로 자리했다. 재치 넘치는 대사와 인간적인 내면을 품은 연기를 자유롭게 오가며 영화에 생명과 온기를 불어넣었다. ‘괴물’의 아버지, ‘살인의 추억’의 형사 등 그는 관객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살아 숨쉬는 인물들로 남아 있다.

 

췌장암 투병 중에도 연기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던 변희봉은 한때 완치 판정을 받기도 했으나 병마의 재발로 2023년 9월 18일, 8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유작이 된 영화 ‘양자물리학’은 짧지만 강렬한 유산을 남겼다. 오랜 세월 쌓아올린 명연기에 힘입어, 변희봉은 2020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그의 마지막 소식이 전해진 날, 영화계와 방송계 동료들의 애도 물결이 이어지며 고인을 향한 그리움과 존경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수십 년 동안 미지근하면서도 웅숭깊은 존재감을 전한 변희봉, 이제는 추억 속에서 그의 따스한 목소리와 인간적인 연기를 오래도록 되새기게 된다.

 

변희봉의 영화와 드라마 속 명장면은 지금도 많은 이들의 인생 장면으로 남아 있다. 그의 잔영은 봉준호 감독의 작품과 한국 대중문화 곳곳에서 영원히 빛날 예정이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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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봉#봉준호#괴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