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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방어망 무력화 노린다”…김정은, 극초음속 탄두 장착 KN-23으로 대남 위협 수위 상향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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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KN-23에 극초음속 탄두를 장착하며 남측에 대한 군사적 위협 수위를 급격히 끌어올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5일 평양에서 열린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5’ 현장에서 한국의 대공 방어망 돌파 능력을 갖춘 신형 무기를 과시하며 대남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현장 사진에는 ‘화성-11마’라는 표기가 담긴 미사일 탄두가 확인됐다. 화성-11형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의 공식 명칭이다. KN-23은 철도, 수중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운용돼왔고 비행거리도 최대 800킬로미터를 넘나드는 것으로 알려져 남측을 겨냥한 대표적인 단거리 미사일로 분류된다.

이날 김정은 위원장이 내세운 화성-11마는 극초음속 활공체(HGV) 형상의 탄두를 장착한 것이 핵심 변화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미 실제 전장에서 시험 성능이 입증된 KN-23을 바탕으로 극초음속 기술을 추가해 한미 미사일 방어망을 우회하고, 표적 타격 정밀도를 높이려 했다고 해석하고 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마하 5 이상의 속도로 저공에서 비행해 방어체계를 회피하는 특성이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행사 연설에서 “한국 지역의 미군 무력 증강과 정비례해 우리 전략적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며 “특수자산을 그에 상응하는 중요 표적들에 할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영토가 결코 안전한 곳으로 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은 그들 스스로가 판단할 몫”이라고 위협 강도를 높였다. 이는 곧 화성-11마와 같은 신형 미사일로 한국 주요 전략표적을 직접 겨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야 정치권과 군사 전문가는 즉각 반응했다.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기존 극초음속 중장거리 미사일에 이어 단거리 탄도미사일도 한미 군의 미사일 방어망을 돌파하려 극초음속으로 개량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의 탄두 개량이 남측에 실질적 위협 요소임을 지적했다.

 

전시회 관람 사진에는 러시아 3M-54E 순항미사일과 유사한 초음속 순항미사일도 등장했다. 3M-54E는 종말 단계 속도가 마하 2.9에 달한다는 점에서, 북한이 러시아 기술 협력을 근거로 최신 함정 위협 요소로 삼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다연장 로켓 등 특정 무기체계를 흐릿하게 처리한 부분에 대해 일각에서는 러시아 기술 지원을 의식한 조치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장거리 전략무기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과 화성-19형도 이번 전시회에 나란히 모습을 드러냈다. 김정은 위원장은 “핵 억제력을 근간으로 군사력 구조를 현대화·고도화한 최근 결실”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단거리부터 대륙간까지 일괄 공개한 행보에 대해 당국은 위기 경계 태세를 높이고 있다.

 

정부와 군 당국은 북한이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 배치하는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며, 한미 연합 방어체계의 보강과 대응전력 확충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정치권은 북한의 잇따른 무력시위에 초당적 대응을 촉구하며, 정부도 향후 제재 강화 및 국제 공조에 나설 전망이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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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kn-23#극초음속미사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