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홍보인가 정치쇼인가”…이재명 대통령 부부 예능 출연 두고 여야 격돌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요리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두고 여야가 다시 한번 격돌했다. 대통령실과 국회, 정당 간 대립이 추석 연휴를 지나 더욱 가열되는 모습이다. 대통령 부부가 K-푸드 홍보 차원에서 방송 녹화에 참여한 것을 두고 각 진영이 상반된 목소리를 내며 정쟁이 깊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지난달 28일 K-푸드 확산을 목적으로 JTBC '냉장고를 부탁해' 특집 방송 녹화에 참여했고, 이 방송분이 6일 방영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방송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통한 K-푸드 홍보”라는 방송 취지에 충실했다고 평가했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 내외 말씀 한마디마다 K-푸드 확산과 수출, 산업화에 대한 열정이 넘쳐났다”며 “방송 초반엔 K-푸드 다큐멘터리나 토론회인 줄 알았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통령 부부의 출연을 정치 쟁점화한 국민의힘을 겨냥해 사과를 요구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추석 민심 밥상에 숟가락 얹으려다 실패했으니 국민께 사과하라”며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등을 향해 방송 출연까지 언급하며 비판했다. 조승래 사무총장도 “국민의힘은 아무 곳에서나 이유도 없이 쏘아대는 총기난사범이 돼버렸다”고 지적했고, 박홍근 의원은 “사실관계를 마구잡이로 뒤섞어 정쟁에 불붙인다”며 추석 하루만이라도 여야가 국익 앞에 협력하길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대통령실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이후 이재명 대통령의 구체적인 대응 일정을 공개하고 있음에도 국민의힘이 '48시간 행적 거짓말' 프레임을 고수한다며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예능 방송 출연의 시점이 국가 전산망 마비 사태와 겹친 점을 지적하며 대통령 부부가 홍보에만 집중했다고 비판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국가 재난 속에서도 예능 카메라 앞에서 웃는 모습은 국민 상식과 거리가 멀다”며 “대통령 자리는 예능이 아니라 국민 불안을 달래는 현장이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국 음식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취지라도 대통령 부부가 ‘이재명 피자’를 먹는 장면이 국가 홍보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과거 전산망 장애 시 이재명 대통령이 당시 당 대표로서 ‘대통령 사과 및 장관 경질’을 요구했던 점을 들어 “위기 앞에서도 카메라만 바라보는 ‘정치 쇼 본능’”이라고 주장하며 위선 논란을 부각했다. 배현진 의원 역시 “대한민국이 셧다운될 뻔한 긴박한 국면에서 대통령 부부가 방송녹화장에 앉아 있었다”며 비상조치 부실 논란을 이어갔다. 주진우 의원은 “K-푸드 담당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의 서버 복구가 먼저”라며, 이 방송 출연 배경에 국내 정치 홍보 의도가 있었다고 꼬집었다.
대통령 예능 출연 효과와 정치적 고려를 두고선 여론도 분분하다. 개혁신당 이동훈 수석대변인은 “국정자원 화재로 국민 불편이 심각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방송 출연을 했다면 국정유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치권은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예능 출연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허위사실과 명예훼손을 문제 삼아 사법 대응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책임 정치 미흡과 위기 대응 부재를 거듭 성토했다. 향후 국회에서 관련 논쟁과 문책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