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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흐드러지는 계곡 옆 고요한 산책”…양구에서 만나는 자연의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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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흐드러지는 계곡 옆 고요한 산책”…양구에서 만나는 자연의 쉼표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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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숲과 별이 어우러진 곳’을 찾아 떠나는 이들이 많아졌다. 복잡한 일상에서 거리가 먼 양구의 자연에 잠시 머무르는 일이, 어느새 바쁜 도시인들의 새로운 쉼이 되고 있다.

 

양구군은 비무장지대 인근 특유의 고요함 덕분에, 때묻지 않은 풍경과 청정한 계곡이 공존하는 지역이다. 가을이 성큼 다가온 9월, 습도 66%에 기온 21도 남짓한 흐린 아침이 펼쳐졌다. 어떤 방문객은 “맑은 계곡물 소리만 들어도 마음이 가라앉는다”고 표현했다. 동면에 위치한 양구수목원 산책로에는 사계절 달라지는 수종과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선한 공기가 가득하다. 누군가는 “산책길을 걷는 동안 머리까지 맑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양구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양구

방산면 두타연로를 따라 이어진 계곡에서는 굽이치는 물줄기와 독특한 암석풍경이 환상적인 조화를 만들어낸다. 고즈넉한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 SNS에 올리는 이들도 많다. 일상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잠시 멈춤’의 순간이 이곳엔 자연스레 녹아 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휴식과 자연 체험을 결합한 여행이 점점 확산되면서 지역 관광지 방문객 수가 매해 증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여행 전문가들은 “최근 자연과 우주를 직접 느끼는 체험형 여행이 세대를 불문하고 인기”라며 그 이유를 “몸과 마음의 안정, 그리고 진짜 나를 찾는 과정”에서 찾는다.

 

국토정중앙면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80cm 반사망원경을 갖춘 국토정중앙천문대가 자리한다. 낮에는 최신 천문학 데이터로 가득한 전시 공간, 밤에는 고요한 자연을 머금은 별빛 낭만이 펼쳐진다. “천체투영실에 들어서면 실제 우주를 여행하는 듯한 몰입감이 쏟아진다”는 방문 후기들도 이어지고 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계곡 소리에 귀 기울이고 밤마다 쏟아지는 별을 보니, 괜스레 마음이 촉촉해지는 기분”, “잠시라도 자연과 우주에 가까워지는 이 경험이 제일 큰 위로였다”는 이야기가 공감을 얻는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양구에서 보낸 하룻밤이 남긴 평화로움처럼, 자연의 품에서 머무는 시간은 도시인이 잊고 있던 삶의 리듬을 되찾게 해준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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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양구수목원#국토정중앙천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