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2m34 점프”…우상혁, 도쿄에서 은메달→9천800만원 상금의 환희
도쿄 국립경기장에 모인 수많은 관중의 시선이 한 점에 모였다. 우상혁이 마지막 점프를 앞두고 깊은 호흡을 내쉬던 순간, 그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 단단했다. 단 한 번의 실수가 허용되지 않는 높이 2m34. 경기장의 묵직한 긴장감 속에서 우상혁은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바를 깨끗이 넘긴 순간, 한국 높이뛰기 새로운 역사의 한 장이 채워졌다.
2025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우상혁은 2m34를 성공시키며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선에서 금메달은 2m36을 기록한 뉴질랜드의 해미시 커가 차지했다. 하지만 우상혁의 순도 높은 집중력과 차분한 경기 운영은 경기장을 찾은 현지 관중과 관계자 모두에게 완숙한 감동을 남겼다.

이번 2위로 우상혁은 총 9천800만원 상당의 상금과 포상금을 수령하게 됐다. 국제육상경기연맹(IF)이 제공하는 상금 3만5천달러(약 4천800만원)와 함께, 대한육상연맹이 지급하는 포상금 5천만원이 더해진 결과다. 대한육상연맹은 세계선수권에서 1위에게 1억원, 2위에게 5천만원, 3위에게 2천만원의 포상금을 적용한다. 우상혁을 지도한 김도균 코치 역시 별도의 포상금을 받으며 영광을 나눴다.
우상혁의 눈부신 성과는 시즌 전체를 관통한다. 올해 그는 국제대회 8회 출전 중 7번 정상에 오르고 1번 2위를 기록했다. 난징 세계실내선수권 우승으로 4만달러(5천500만원)와 포상금 5천만원을, 5월 구미 아시아선수권에서도 포상금 1천500만원을 확보했다. 다이아몬드리그에서는 6월과 7월 각각 우승하며 대회 상금만 총 2만달러(2천750만원)를 거머쥐었다. 올 한 해 우상혁이 수령한 전체 상금은 2억4천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기록됐다.
팬들은 도쿄 경기장 곳곳에서 우상혁의 여유로운 미소와 자신감에 큰 박수를 보냈다. 실력으로 써내려간 기록, 그리고 강단 있는 도전 정신은 국내외 육상 팬들에게도 깊은 여운을 남겼다.
정상급 기량과 진한 감동을 선사한 우상혁은 17일 도쿄 시상식에 참석한 뒤, 18일 오후 귀국을 앞두고 있다. 이날 세계육상선수권에서 보여준 그의 한 걸음 한 걸음은 한국 스포츠에 오랜 감동의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