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캄차카 초강진”…일본까지 번진 불안, 일상 흔들린 해안 도시
요즘처럼 큰 지진 소식이 들려오면, 안전에 대한 생각이 절로 깊어진다. 예전엔 TV 속 외국 이야기로만 여겼지만, 이제는 국경을 넘어 일상의 불안이 됐다.
30일 아침, 러시아 캄차카반도에서 규모 8.0의 초강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츠키 동남동쪽 133km 해역, 깊이 19km 지점이다. 지진이 일어난 직후, 일본 홋카이도에서 규슈까지 태평양 연안에 쓰나미 주의보가 발령됐다. 각지 해안 도시는 평소와는 다른 정적 속에서, 주민들이 휴대폰 알림을 확인하며 집밖 상황을 살피는 모습이 이어졌다.

이런 변화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미국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는 러시아와 일본 인근에 3시간 내 위험한 쓰나미 발생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만큼 재난 정보는 즉각 세계 각지로 퍼졌고, SNS에는 대비 행동 지침을 공유하는 글과 사진, ‘무사히 지나가길 바란다’는 응원이 쏟아졌다.
재난 트라우마 연구자인 오성훈 심리학자는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는 사람들의 일상 감각을 흔든다. 재난 정보를 확인하는 행동 자체가 불안을 관리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지진을 경험한 한 일본인 네티즌은 “집에 머물며 라디오를 틀어두고 있다. 흔들림이 온몸에 기억되는 듯하다”고 토로했다.
댓글 반응도 이색적이다. “불안하지만 준비하는 게 습관이 됐다”, “비상가방을 챙기는 게 아침 루틴이 됐다”는 글들 속에서, 재난이 삶을 바꾸는 방식을 엿볼 수 있다. 그만큼 안전은 더 이상 일상의 배경이 아닌, 스스로 만들어가는 감각으로 자리잡는 중이다.
자연재해는 멀리에서 온 소식처럼 들리지만, 그 반향은 생각보다 가까이 전해진다. 오늘 아침의 쓰나미 경보 역시, 사소해 보이는 선택이나 준비가 ‘나와 가족의 하루’를 지키는 힘임을 다시 한 번 일깨웠다. 작은 습관 하나가, 우리 삶 전체가 흔들릴 때의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