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하늘 아래 별을 만나다”…대전 도심 속 자연과 우주의 재발견
요즘 도심 한가운데서 자연을 만나거나, 밤에는 별을 관측하는 가족이 많아졌다. 대전은 한때 과학 도시로만 여겨졌지만, 지금은 주말 일상의 휴식과 체험이 공존하는 여행의 일상이 됐다.
대전오월드는 중부권 최대 규모 테마파크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선택지를 선사한다. 낮 동안 동물원과 놀이공원에서 아이들 웃음소리가 넘치고, 해가 지면 분위기는 180도 달라진다. 나이트유니버스에서는 형형색색 조명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풍경 속에서 밤을 즐기는 가족들의 인증샷이 SNS를 채운다. “아이와 밤낮으로 놀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는 후기는 요즘 이곳의 인기를 잘 설명한다.

한밭수목원 역시 도심 생활자들에게는 익숙한 쉼터다. 넓게 뻗은 산책길 따라 목련, 약용식물, 암석 정원 등이 계절마다 각각의 표정을 보여준다.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자연 체험 학습장으로 입소문을 탔다. “사소한 산책이어도 나무 그늘 밑 벤치에서 책을 펼치면 기분이 달라진다”고 표현한 시민이 있을 만큼, 이곳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일상의 리셋 공간이 됐다.
변화는 숫자로도 감지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전국 주요 도시 자연 명소 이용객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도심형 수목원과 과학체험 공간이 각광받는 흐름이다.
과학 문화에 대한 새로운 접근도 눈에 띈다. 대전시민천문대에는 평일에도 아이 손을 잡은 부모가 북적인다. “별을 직접 본 건 처음”이라며 눈을 반짝인 어린이 관람객처럼, 망원경으로 달이나 행성을 보고 감탄하는 풍경은 이젠 일상적인 추억이 됐다. 전문가들은 “도심 천문대의 본질은 신비로움의 생활화”라며, “어린 시절 추억이 미래의 창의력을 키운다”고 조언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주차 잘 돼 있어서 편하다”, “바람 부는 날, 수목원 걷는 재미가 대단하다”는 실용적인 리뷰부터 “별을 보며 내일을 떠올렸다”는 감성적인 후기까지 다양하다.
작고 사소해 보이지만, 도심 속에서 자연과 별빛을 누리는 선택은 이제 대전 시민의 평범한 일상이 됐다.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