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해한 당협 재건하겠다"…김태규, 국민의힘 울산남구갑 새판짜기 선언
정당 조직 붕괴와 인적 갈등이 겹친 울산 남구갑에서 국민의힘이 새 인물을 앞세워 재편에 나섰다. 국민의힘 울산 남구갑 당협위원장으로 임명된 김태규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이 와해된 조직을 다시 세우겠다고 공개 발언에 나서면서 지역 정가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김태규 위원장은 27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제가 가진 자신감과 경험, 주변의 도움으로 현재 와해한 상태인 남구갑 당협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협위원장 공식 임명 직후 첫 간담회를 통해 조직 재건과 지역 민심 회복 방안을 중점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재직 경험을 전면에 내세웠다. 김 위원장은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할 때 시민들의 민원과 아픔을 살피는 방식에 대해서 학습했고, 경험치도 쌓여 있다"며 "시민이 불편한 부분을 잘 찾아보고 마음을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료 경험을 지역 정치에 접목해 생활 밀착형 민원 해결을 전면에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일각에서 제기돼 온 '강경 보수론자' 평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울산지방법원에서 부장판사로 근무할 때 우수법관으로 선정됐는데, 이는 사건 당사자나 변호인들에게 굉장히 친절하고 부드러웠기 때문"이라며 "저는 부드러운 남자라고 강변하고 다닌다"고 말했다. 다만 가치와 메시지 전달 방식에 대해선 강한 어조를 인정했다. 김 위원장은 "다만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관과 메시지는 강하게 전파하기 때문에 그런 이미지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직전 당협위원장이었던 김상욱 의원에 대한 평가도 거침없었다. 김상욱 의원은 국민의힘 울산 남구갑 당협위원장을 지내다 탈당 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탄핵 과정에서 절차적으로 일사부재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그걸 무너뜨리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사람이 김 의원이라고 본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그런 부분에서 대비되는 인물을 통해 울산 정치에 메시지를 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제가 당협위원장으로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정가는 김 위원장의 등판을 계기로 울산 남구갑이 여야 대립 구도가 또렷해지는 무대로 재편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조직 정비를 통해 보수 텃밭 회복을 노리고, 더불어민주당은 현역급 인사의 합류를 기반으로 세 확장을 꾀하고 있어 양측의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국민의힘 중앙당은 와해 상태로 지적돼 온 취약 지역 당협에 대한 인적 쇄신과 조직 재구성을 이어가고 있다. 울산 남구갑에서도 새 당협위원장 체제가 자리 잡을 경우, 향후 총선 공천 경쟁과 지역 현안 대응 과정에서 정치적 파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치권은 울산 남구갑을 둘러싼 인물 교체와 조직 재편이 내년 총선 정국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