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지하 출입 불허…출석 거부 평가” 조은석 특검, 체포영장 카드로 압박

내란·외환 사건을 둘러싼 특검 수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의 출석 방식을 두고 조은석 특별검사팀과의 갈등이 정점으로 치달았다. 26일 조은석 특별검사는 윤 전 대통령 측이 제기한 비공개 출석, 지하주차장 출입 요구를 공식적으로 거부하며 신병 확보를 위한 체포영장 재청구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조은석 특별검사보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출석 장소와 시간이 모두 공개된 상황에서 비공개 소환이 무의미하다”며,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노무현 전 대통령 누구도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온 적 없다”고 밝혔다. 이어 “출입 방식 변경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대리인단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여타 조건은 수용하겠으나 조사실로 들어가는 장면만 외부에 노출되지 않게 해달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특검은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출석 요구를 사실상 거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박지영 특별검사보는 “지하주차장 출입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윤 전 대통령 측이 출석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며, “이 경우 누구라도 형사소송법상 절차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는 체포영장 재청구 가능성을 분명하게 언급한 것이다.

내란 특검은 최근 윤 전 대통령 측이 특검 소환 시도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본인(윤 전 대통령)이 평소 수사할 때 그런 의도를 가졌겠느냐”고 반박했다. 오는 28일로 예정된 소환 조사가 실제 이뤄질지에 대해 박지영 특별검사보는 “출석 여부는 윤 전 대통령 측 결정에 달려 있고, 소환 조사가 반드시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의 요청에 따라 조사 시각은 오전 10시로 1시간 연기됐다.

특검 측은 조사실을 일반 조사실로 정하고, 윤 전 대통령 경호 인력이 대기할 수 있는 별도 공간을 마련했음을 밝혔다. 또 조사실 내엔 영상녹화 조사 장비도 설치됐다. 체포영장 범죄사실 외에 국무회의 과정 등 추가 조사 범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유의사항으로 진술 거부권 행사 여부와 관련해 “행사하면 그만큼 조사가 빨리 끝날 수 있다”고 전했다. 심야조사나 추가 소환도 조사 분량에 따라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진술을 거부할 계획이 없고, 아는 만큼 협조할 것”이라며 “조사실로 들어가는 모습만 국민에 노출되지 않게 해달라는 최소한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양측은 토요일(28일)까지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특검의 강경 방침에 따라 윤 전 대통령 출석 문제를 둘러싼 긴장감이 극대화되는 양상이다. 내란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재차 출석을 거부할 경우 신병 확보 절차를 본격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