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결승 승리”…이예원, 두산 매치플레이 제패→시즌 3승 눈앞의 도전
첫 홀의 짧은 아쉬움이 무색할 만큼, 강인해진 이예원은 마지막까지 흐트러짐 없이 자신의 싸움을 이어갔다. 라데나의 초록빛 그린 위, 올 시즌 숙성된 집중력은 결승전에서 누구도 넘지 못할 벽이 됐다. 승리의 순간, 묵묵히 자신의 스윙을 곱씹는 모습을 통해 이예원은 단지 한 번의 우승을 넘어 또 하나의 변화를 증명했다.
18일 강원도 춘천 라데나 컨트리클럽에서 치러진 KLPGA 투어 두산 매치 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전, 이예원은 황유민을 4홀 차로 제압하며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시즌 세 번째 정상 등극이자, 매치 플레이 무대에서의 첫 우승이라 현장 분위기 또한 뜨겁게 달아올랐다.

경기 시작은 쉽지 않았다. 1번 홀(파4)에서 3퍼트로 물러나며 불안하게 문을 열었으나, 곧이어 이예원은 특유의 침착함을 되찾았다. 이후 이어진 홀마다 파와 버디의 균형을 노리는 경기 운영은 황유민을 조용히 압도했다. 결승 초반의 흔들림은 오히려 이예원의 단단함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이번 대회에서 두 번의 결승 패배 경험을 딛고 우승까지 이어진 이예원은 감회가 남달랐다. 그는 겨울 내내 이어진 체력 훈련의 효과를 자랑하며 “작년까지는 체력이 부족해 결승에서 힘들었는데, 올해는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올라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실제로 그의 매치 플레이 통산 성적은 20승 4패에 이르러, 투어 내 최정상 반열임을 다시 확인시켰다.
이예원의 경기 스타일 역시 뚜렷했다. “어려운 홀은 타이트하게 지키고, 기회가 오는 홀에서는 공격적으로 나간다”는 그의 신념이 이번 결승 무대 곳곳에서 빛을 발했다. 무엇보다 올 시즌 7개 대회에서 3승을 챙기며, 다승왕 경쟁에 힘을 실었다.
이번 우승으로 이예원은 시즌 최다 상금 기록(박민지의 15억 2천137만원) 경신에도 도전 의지를 드러냈다. 시즌 중반을 앞두고 상위권 굳히기에 성공한 그는, “여름 시즌만 건강하게 치러내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며 의욕을 내비쳤다.
팬들의 따뜻한 응원과 환호가 경기장 곳곳을 채웠다. 흐르는 계절만큼이나 녹아든 패기는 이예원을 다시 한 번 담금질했다. 그의 다음 투어와 도전이 한여름의 햇살처럼 또 어떤 열정을 뿜어낼지 궁금증이 더 깊어진다. 라데나의 고요한 그린 위에서 시작된 기록은 이제 새로운 이야기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