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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귀연 휴대전화 수시 교체 정황”…더불어민주당, 접대 의혹 증거 인멸 가능성 제기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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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업소 접대 의혹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과 대법원, 그리고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다시 한 번 충돌했다. 민주당은 접대 의혹을 둘러싼 핵심 증거로 지귀연 판사의 휴대전화 수시 교체 정황을 제시하며, 의혹 은폐 및 증거 인멸 가능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반면 대법원은 '직무 관련성'이 불분명하다는 감사 결과를 내놓으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30일 국회와 법조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지귀연 판사가 내란 동조 혐의와 비리 의혹을 덮기 위해 수시로 휴대전화를 교체한 것 아니냐는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지 판사는 올해 2월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취소 청구 직후, 6년간 사용하던 삼성 갤럭시 휴대전화를 최신형 모델로 바꿨고, 유흥업소 접대 의혹이 공개된 5월 14일 이후에는 다시 샤오미 휴대전화로 교체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지 판사가 주요 증거를 없애려 한 것 아니냐"며 강력한 추가 수사를 촉구했다.

한편 대법원 감사위원회는 같은 날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는 직무 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감사 결과를 내놨다. 대법원 윤리감사실은 “지 판사가 1년에 한 번 정도 법조인 후배들과 가벼운 식사와 술자리를 한 적은 있지만, 이들 일행과의 직무 관련성이나 접대 사실은 입증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외부 인사가 포함된 감사위도 “공수처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히며 일단 신중 기조를 택했다.

 

정의찬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 정무실장은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제보자는 단 한 번이 아니라 지난 수년간 20여 차례 직접 룸살롱 접대를 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비용은 제보자가 부담했고, 수백만 원대 회원제 룸살롱 접대였다”면서 “대법원은 진실을 외면한 채 사건을 축소·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실장은 지 판사를 향해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구속취소 결정을 내린 그는 더 이상 재판관 자격이 없다”며 “즉시 법복을 벗고 공수처 수사에 성실히 임하라”고 압박했다.

 

정치권 내에서는 대법원 감사 결과에 대한 신뢰성 논란이 불붙는 한편, 수사 당국의 역할과 사법부 독립성 사이에서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민주당은 “사법부가 대법원의 권세를 빌어 제 식구 감싸기로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반면, 법원 내부에서도 “실체적 진실과 직무 관련성의 분리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이날 국회는 지귀연 판사 유흥업소 접대 의혹을 두고 여야가 극심한 공방을 이어갔다. 민주당 주도의 추가 제보와 증거 제시, 그리고 대법원의 신중한 감사 입장이 맞서며 진실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향후 공수처의 수사 결과와 국회의 검증 여부가 핫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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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지귀연#대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