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 손솔·최혁진 의원직 승계 단행”…진보당 복귀·민주당 잔류 갈림길→정치권 긴장 고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손솔, 최혁진 두 의원에게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승계하면서 정치 지형이 다시금 출렁이고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 사퇴로 생긴 궐원에 따라, 더불어민주연합 시절 비례순번 15번 손솔 의원과 16번 최혁진 의원이 그 자리를 채우게 된 것이다. 조용한 여름 저녁, 한 줄기 바람처럼 선관위의 통지는 각 정당의 셈법과 정치인의 운명을 미묘하게 흔들었다.
공직선거법은 궐원이 발생하면 10일 이내 승계자를 결정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지난해 22대 총선을 관통했던 진영 간 연합과 위성정당의 탄생, 그리고 더불어민주연합의 해산 이후 남겨진 비례대표 순번이 이 시점에서 다시 의미를 되새긴다. 승계 명단에 오른 손솔 의원은 진보당 추천 몫, 최혁진 의원은 새진보연합에서 민주당으로 소속을 옮겼던 인물이다. 선거연합의 종말과 합당의 대열 속에서도 각 후보의 본래 정치색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번 결정과 더불어 손솔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총선 당시 협의에 따라 진보당으로 돌아갈 예정"임을 분명히 했다. 자신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진보당으로의 복귀를 논의 중임을 공식화한 것이다. 반면 최혁진 의원은 며칠 앞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민주당 의원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혀 정치적 무게 중심을 민주당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두 신임 의원의 거취에 대해 민주당 역시 곤혹스러운 기류를 숨기지 않고 있다. 손솔 의원의 복귀는 진보당뿐 아니라 진보정치 전반에 새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지만, 최혁진 의원 문제를 두고는 기존 기본소득당과의 정책적, 정치적 갈등이 예고되며 민주당 내부 논의도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기본소득당은 최 의원의 제명을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아직 명확한 결론을 내지 않았다.
삶의 교차로 앞에 선 두 정치인의 행보는 각 정당의 방향성을 더욱 가파르게 가르고 있다. 중앙선관위의 승계 결정이야말로 한국 정치의 연합과 분열, 그리고 균열된 연대의 매 순간을 보여주는 표상처럼 읽힌다. 국회는 이들의 소속과 역할 정립을 둘러싼 추가 논쟁에 직면하게 될 전망이고, 각 정당의 향후 논의와 여론의 향방에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