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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질환 넘는다”…GC녹십자, 산필리포증후군 치료제 국내 지정
IT/바이오

“희귀질환 넘는다”…GC녹십자, 산필리포증후군 치료제 국내 지정

신민재 기자
입력

GC녹십자가 자체 개발 중인 산필리포증후군 A형 치료제 ‘GC1130A’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에서의 지정에 이은 성과로, 국내외 희귀질환 분야에서 국산 신약의 존재감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는 이번 지정이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경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본다.

 

GC1130A는 산필리포증후군(Sanfilippo syndrome) A형 환자를 위한 신약으로, 기존에 승인된 치료제가 없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산필리포증후군은 소아 7만 명당 1명의 비율로 발생하며, 언어 및 발달 지연에서 인지 기능 저하, 호흡기 장애까지 진행되는 리소좀 축적 질환이다. 현재까지는 증상 완화 위주의 재활 치료에 머물러 있었으나, 생존율 및 삶의 질 개선에 대한 미충족 의료 수요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핵심 기술은 ‘뇌실투여(ICV·Intracerebroventricular)’ 방식을 채택했다는 점이다. 이는 약물을 뇌실에 직접 투여해 혈뇌장벽(BBB)을 극복하는 첨단 제형 기술로, 기존 전신투여 방식에 비해 신경학적 증상 개선 효과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이 방식이 중증 환자의 인지 기능 보존에 실질적인 임상적 이점을 제공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성 측면에서도 파급력이 크다. 치료제가 개발될 경우 전 세계 산필리포증후군 환자와 가족의 삶에 전환점을 가져올 뿐 아니라,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K-바이오의 입지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글로벌 시장에서도 FDA와 EMA의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신약은 상용화 시 우선적 시장 진입 및 가격정책 등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글로벌 경쟁 구도에서는 유전자치료 등 다양한 방식의 임상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뇌실투여 형태의 바이오신약은 현재까지 국내 기업이 개발한 사례가 드물다. GC녹십자는 한·미·일 3개국에서 임상1상을 동시 수행하며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정책적 환경 역시 우호적으로 작용한다. 국내 희귀의약품 지정은 유병 인구 2만 명 이하의 질환이거나 기존 치료제 대비 현저한 장점이 입증된 의약품에 부여된다. 지정 시 품목허가 신청 전 사전 심사 수수료 감면, 조건부 허가 절차 활용 등 개발사의 상업화 동력이 커진다는 특징이 있다.

 

GC녹십자는 “5년 내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을 지속 중이다. 허은철 대표는 “국내 희귀의약품 지정으로 프로젝트 개발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뇌질환 치료제 시장 내 GC녹십자의 기술 진입 가치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임상 결과와 허가·상용화 과정의 변수가 시장안착의 관건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산업계는 이번 희귀의약품 지정이 실제 시장 진입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혁신과 규제, 시장 수요의 균형을 얼마나 견고히 구축하느냐가 향후 K-바이오 성장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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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산필리포증후군#희귀의약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