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합성 사진까지”…로맨스 스캠 진화, 개인정보 도용 피해 급증
딥페이크와 AI 합성 이미지 등 첨단 IT 기술이 온라인 사기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로맨스 스캠(Romance Scam)으로 불리는 신종 사기 수법이 데이팅 앱과 SNS를 중심으로 급격히 진화하며, 개인정보 도용 및 금전 피해가 사회적 문제로 부상 중이다. 업계는 최근 발생한 로맨스 스캠 사건들을 “온라인 신뢰 경쟁의 분수령”으로 해석하고, 이용자 보안 의식 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최근 공개된 드라마 ‘클릭베이트’ 역시 이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극 중 주인공은 데이팅 앱을 통해 알게 된 익명 인물에게 신상을 도용당하고, 피싱 및 협박에 시달린다. 실제 사건에서도 범죄자들은 매력적인 사진·직업 정보(의사, 군인 등)로 신뢰를 구축한 뒤, 피해자의 감정적 약점과 개인정보를 빼내 금전적 요구로 이어간다.

로맨스 스캠 범죄의 기술적 특징은 AI 기반 합성 이미지, 음성 모사(voice cloning), 디지털 프로필 위조 등이다. 기존 텍스트·사진 사기에 더해, 영상·음성 딥페이크까지 동원돼 피해자는 상대방이 실존 인물인지 판단하기 더욱 어려워졌다.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2023년 1~7월 기준 로맨스 스캠 피해접수는 1163건, 피해액은 705억 원까지 증가했다. 피해자는 20~60대 전 연령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특히 올해 캄보디아 기반 조직이 한국 남성을 상대로 조직적 사기행각을 벌이다 적발되기도 했다.
이용자는 개인 정보 보호와 보안 강화가 필수다. 전문가들은 SNS·데이팅 앱 프로필 공개 범위 축소, 비밀번호 주기적 변경, 2차 인증 활성화가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온라인상 애정 표현이나 금전 요청 등이 빠르게 전개될 경우, AI로 생성된 사진·영상 존재 여부를 역검색으로 확인하는 등 경계가 필요하다.
관련 기관 역시 대응에 나섰다. 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금융감독원 등이 해당 범죄 예방과 대응 가이드라인을 지속 발표하면서, 데이터 보호 및 AI 합성물 악용 방지 대책 마련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유럽 등 해외 주요국도 딥페이크 사기 규제를 강화하고, 데이터 접근·인증 절차에 법적 장치를 두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로맨스 스캠은 단순한 금전 탈취를 넘어, AI·IT 기술 악용의 대표 사례로 부상하고 있다”며 “피해는 더욱 정교해지는 반면, 피해자 심리·개인정보 등 2차 피해로 확산될 우려가 높다”고 진단한다.
산업계는 이번 사태가 데이터 보호와 윤리적 IT 활용의 경각심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 진화 속도 못지않게, 이용자 보안 인식과 제도적 대책이 복합적으로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