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GPU 26만장 확보”…정부·기업, AI 인프라 대약진에 시동
최신 GPU 대량 확보와 글로벌 기술 협업이 대한민국 인공지능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정부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과 직접 협력에 나서며 최신 GPU 26만장 이상을 확보했고, 이 가운데 약 5만장은 공공 부문, 20만장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네이버 등 주요 민간기업에 공급할 예정이다. 국내 AI 생태계는 이번 GPU 집적 투자를 ‘AI 주권 경쟁’의 기초 체력 확보이자 글로벌 선도기업들과의 전략적 동맹의 첫 걸음으로 본다.
올해 정부는 우선 2024년 말까지 GPU 1만장, 2028년 5만장, 2030년 20만장 확보라는 청사진을 내놨는데, 단숨에 26만장을 확보하며 계획을 한참 앞당겼다. 이번에 도입하는 엔비디아의 GB200 그레이스 블랙웰 슈퍼칩은 기존 A100 대비 학습 성능 10배, 추론 100배까지 끌어올린 차세대 AI 전용 반도체다. 업계는 기존 보유 물량이 2만장 안팎에 머물렀던 국내 산업에 ‘점프 업그레이드’의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한다.

이 과정에서 현대자동차는 엔비디아와 자율주행차, 자율제조 등 피지컬 AI 공동 개발과 인재 양성으로 연결하고, 네이버는 클라우드·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등 AI 적용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디지털 트윈 생산공정 적용과 함께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반도체 부문 파트너십도 심화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기술 도입은 기존 GPU 구득 한계, 해외 기업 의존 문제를 직접 극복했다는 의미가 있다. 엔비디아와의 ‘공급·기술 동시협업’ 구조는 미국 메타, 테슬라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인프라 확보 경쟁 속에서 한국이 실질적 ‘AI 인프라 주권’을 넓히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한편 일본·싱가포르 등도 정부 차원의 GPU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한국이 단일 확보량과 민관 협력 규모에서 앞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데이터 활용, AI 윤리·보안,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등 인프라 배치 및 정책 보완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또한 정부·국회·대기업·스타트업이 한 팀을 이룬 ‘피지컬AI글로벌얼라이언스’ 등 거버넌스 강화, 글로벌 표준 대응력 역시 업계가 주목하는 변화다.
전문가들은 “GB200 등 대규모 GPU 도입이 산업별 AI 활용 확산을 위한 기반”이라고 평가하며, “실질적 인프라 활용도와 고도화된 AI 실전 투입이 향후 대한민국 AI 산업의 방향타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이번 대규모 투자로 실제 시장 안착, 글로벌 AI 패러다임 리더십 전환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