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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틋한 영구 결번”…조타 사망, 호날두 애도→포르투갈 축구계 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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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틋한 영구 결번”…조타 사망, 호날두 애도→포르투갈 축구계 침통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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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 예고 없이 찾아온 비극은 모두의 발목을 붙잡았다. 디오구 조타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며, 포르투갈과 리버풀은 물론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도 깊은 상처를 남겼다. 고인을 짊어맨 마을의 바람과, 침묵 속에 이어진 동료들의 작별 인사가 모두를 숙연하게 했다.

 

조타의 장례식은 7월 5일 포르투갈 곤두마르의 한 교회에서 엄수됐다. 리버풀의 반 다이크, 감독 아르네 슬롯, 포르투갈 대표팀의 브루누 페르난데스, 주앙 칸셀루, 후벵 네베스 등 구단 동료와 대표팀 인사들이 대거 찾아 슬픔을 함께 나눴다. 수백 명의 지역 주민과 팬들 역시 교회 주변을 가득 메우며 조타 형제의 마지막 길을 지켰다.

디오구 조타 / 호날두 인스타그램
디오구 조타 / 호날두 인스타그램

사고는 7월 3일 스페인 자모라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조타와 안드레 실바가 탄 스포츠카가 추월 도중 타이어 파열로 도로를 벗어나 전소됐고, 현장에서 두 형제 모두 숨졌다. 곧바로 리버풀 구단이 움직였다. 조타가 남긴 2년 계약분 연봉 약 272억 원을 유족에게 지급하기로 했고, 등번호 20번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영구 결번 처리됐다. 리버풀 안필드에는 임시 추모 공간이 마련돼 팬들이 꽃다발과 유니폼, 수많은 응원 메시지로 고인을 추억했다.

 

이날 장례식장에는 대표팀 주장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일부 포르투갈 팬과 현지 언론이 "대표팀 주장으로서 마지막 순간을 함께했어야 한다"고 지적했으나, 팬들 사이에서도 호날두를 옹호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SNS에는 "진정한 친구라면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과 "유명인의 방문이 장례식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는 상반된 의견이 뒤섞였다.

 

호날두는 SNS를 통해 "믿을 수 없다. 함께했던 동료이자, 이제 막 결혼한 친구를 잃었다"며 애도의 말을 전했다. 그는 "작은 마을의 장례식에 자신의 등장으로 조용한 추모의 시간이 흐려질 수 있다는 고민"을 직접 밝혔다. 부친의 장례식에서 겪었던 상처, 세상과 슬픔을 나누는 각자의 방식에 대한 고백도 현지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그의 친누나 역시 "공적 자리만이 애도의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라며 호날두를 옹호했다. 대표팀 동료 베르나르두 실바 역시 조용히 곁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추모가 된다고 전했다.

 

포르투갈 대통령과 총리 등 정부 인사들도 장례식장을 찾아 남다른 애도를 표했다. 국가적 슬픔이 이어지는 가운데 리버풀 구단은 등번호 영구 결번과 임시 추모 공간 마련 등으로 조타를 기리고 있다.

 

디오구 조타는 2014년 포르투갈에서 데뷔해 울버햄튼, 리버풀을 거치며 대표팀 49경기 14골을 올린 검증된 공격수였다. 슬하에 아내와 세 아이를 남기고 2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동료와 팬의 슬픔, 리더십의 의미, 애도의 다양한 방식 등이 이날 장례식과 함께 더욱 깊은 울림을 남겼다.

 

아직 마음을 다 추스르지 못한 포르투갈과 리버풀, 그들은 남겨진 상처를 치유하는 또 하나의 시간을 마주하고 있다. 조용한 꽃다발 한 송이조차, 유니폼에 남겨진 사인 하나에서도 고인을 향한 그리움이 묻어났다. 방송 정보는 따로 없지만, 이 비극의 소식은 축구계를 넘어 모두의 가슴에 오래 남을 예정이다.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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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구조타#크리스티아누호날두#리버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