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적지 도시 너머, 놀이 도시로”…경주 실내외 체험 명소에 가족이 모인다
가족들이 경주로 떠나는 이유가 달라졌다. 흔히 ‘역사 여행’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이 도시는 이제 아이와 함께하는 신나는 놀거리와 색다른 체험으로 가족 단위 여행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요즘 경주에서는 대형 워터파크에서 첨벙대거나, 동물 친구들과 포토타임을 갖거나, 자연 속 식물원 산책을 즐기는 가족들을 곳곳에서 마주친다. 실내외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명소가 가득해, "유적지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재미있을 줄 몰랐다"는 여행 후기가 이어진다.

이런 변화는 계절별로 인기 테마파크와 체험 공간이 많아진 데서 읽힌다. 여름철에는 누구든 한 번쯤 찾는 경주월드 캘리포니아비치가 대표적이다. 유아 전용존을 포함한 다양한 슬라이드, 파도풀, 야외공간이 아이와 부모 모두의 놀이 본능을 자극한다. 근처의 한화리조트 뽀로로 아쿠아빌리지와 강동 워터파크도 아이 중심 워터 컨셉으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아이들이 동물을 가까이에서 보고 만질 수 있는 실내 동물 체험장 ‘주렁주렁 경주점’ 역시 교감과 교육을 동시에 잡으며 가족 방문이 많다. 경주 버드파크는 형형색색의 앵무새와 새 모이주기, 사진 촬영 등 참가형 체험으로 남다른 추억을 선사한다.
식물원과 곤충체험관이 함께 있는 경주동궁원에서는 계절 꽃과 나무, 곤충을 두루 만날 수 있어 한바퀴 산책만으로도 여유롭고 신선한 감각이 채워진다.
최근에는 시골 농장에서의 오감 체험도 주목받는다. 막내농부 키즈팜이나 체리정원처럼 아이가 손수 작물을 따고, 동물에게 먹이를 주고, 흙을 만져보는 농장이 가족 유대의 시간으로 각광받는다.
트렌드 분석가들은 ‘경주=역사 도시’라는 공식에 가족 체험형 명소들이 자연스럽게 더해졌다고 해석한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모두 함께 새로운 경험을 쌓으려는 부모들의 바람이 디자인된 결과라는 것.
체험 후기엔 “아이와 하루 종일 뛰놀다 보니 남는 건 사진 속 환한 얼굴뿐”이라거나 “여행이 끝난 뒤에도 아이가 또 가고 싶다고 조른다”는 이야기가 줄을 잇는다. 그만큼 경주의 가족 여행은 이제 특별함과 편안함을 함께 찾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작고 소박한 체험처럼 보여도, 그 안에는 여행의 새로운 의미가 담겨 있다. 아이도, 어른도 저마다의 호기심을 따라 다양한 체험을 쌓으며, ‘경주’라는 공간이 어느새 가족 모두의 기억 속에 각인된다.
지금 경주에서 펼쳐지는 이 변화는 단순한 트렌드 그 이상이다. 남녀노소를 잇는 특별한 하루가, 도시의 다채로운 매력과 만났기 때문이다. 가족이 함께 시간을 쌓는 경험이야말로, 우리 삶의 방향을 반짝이게 하는 작은 리듬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