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앱에서 바로 비트코인 거래”…스페인 산탄데르, 암호화폐 시장 진출 신호탄
현지시각 18일, 스페인의 대표적 금융그룹 산탄데르(Santander)가 독일에서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암호화폐 직접 거래 서비스를 공식 개시했다. 산탄데르의 온라인 자회사 오픈뱅크(Openbank)를 통해 제공되는 이번 서비스는 탄탄한 전통 은행망과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잇는 의미 있는 시도로, 유럽 금융권 전반에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산탄데르는 독일 내 오픈뱅크를 통해 비트코인,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폴리곤, 카르다노 에이다 등 주요 5종 가상자산을 고객이 자신의 은행계좌로 직접 매매·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의 외부 거래소로 자금을 옮기는 번거로움 없이, 뱅킹 애플리케이션 내 투자 플랫폼에서 곧바로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이 핵심이다.

은행의 암호화폐 진출은 단순한 자산군 확장에 그치지 않는다. 독일을 시작으로 몇 주 내 스페인, 연내에는 EU 다수 국가로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은, 암호화폐가 더 이상 주변부 자산이 아니라는 금융권의 인식 변화를 보여준다. 산탄데르는 우선 5개 종목에 한해서만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향후 코인 추가와 크립토 간 교환, 다양한 확장 모델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거래 수수료는 매 건당 1.49%로 최소 1유로가 적용되며, 자산 보관에 관한 별도 비용은 없다. 장기 투자자에게 안정적 대체 자산 옵션이 될 수 있지만, 거래 빈도가 많은 전문 투자자에게는 수수료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련 서비스는 유럽연합의 암호자산시장규제(MiCA) 법령 적용을 받으며, 고객 확인(KYC)과 자금세탁방지(AML) 절차를 강화해 은행권 신뢰도를 내세웠다.
이 같은 전통 은행권의 움직임은 글로벌 금융시장, 특히 유럽에서의 디지털 자산 대중화 흐름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대다수 고객은 이미 사용하는 은행앱에서 손쉽게 주요 크립토자산에 접근할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아졌다는 평가다. 반면 현재 서비스가 암호화폐 다양한 포트폴리오 운용에는 한계가 있으며, 수수료도 전문 거래소에 비해 높아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외신들은 산탄데르의 이번 결정을 “디지털 자산이 주류 금융으로 진입하는 전환점” 등으로 조명하고 있다. 유럽 연합 내 MiCA 도입 기조, 전통 금융권의 준비 태세 등이 시장 확대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 전문가들은 서비스 확대, 자산군 다양화, 이용자 경험 개선이 본격화될 경우, 기존 은행권과 신생 거래소 간 경쟁이 가속화될 가능성을 점친다. 동시에 국제 규제와 투자자보호 체계 구축 여부에 따라 암호화폐의 금융자산 지위가 유럽에서 어떻게 자리 잡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산탄데르의 사례가 유럽 및 글로벌 은행권의 암호화폐 시장 진입 신호탄이 될지, 그리고 디지털 자산 생태계의 장기적 구조 변화로 이어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