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34 극적 돌파”…우상혁, 은빛 도약→한국 육상 새 역사

도쿄의 뜨거운 밤, 우상혁이 다시 한 번 바를 넘었다. 동료들과의 포옹 뒤 비로소 번진 미소에는 스스로의 싸움에서 건진 자부심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결연하게 시상대에 선 우상혁 주변으로 팬들의 응원과 환호가 소리 없이 드리웠다.

2025 도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은 총 13명의 선수가 출전한 가운데 뜨거운 경쟁이 펼쳐졌다. 우상혁은 2ｍ20, 2ｍ24를 1차 시기에 손쉽게 넘으며 경기를 유리하게 시작했다. 이후 2ｍ28, 2ｍ31은 각각 2차 시기에서 성공해 점차 자신의 흐름을 찾았다.

승부는 2ｍ34에서 갈렸다. 우상혁은 1차와 2차 모두 실패하며 위기에 몰렸지만, 스스로를 다잡고 마지막 3차 시기에서 바를 극적으로 넘었다. 관중석에서는 진한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호주의 해미시 커도 마지막 도전에 성공하며 두 선수만의 진검승부가 이어졌다.

결정적인 순간, 2ｍ36 도전에서 해미시 커와의 운명이 엇갈렸다. 커가 1차 시기에 2ｍ36을 넘은 데 비해, 우상혁은 실패했고, 이후 2ｍ38에서도 아쉽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날 우상혁은 2ｍ34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해미시 커는 2ｍ36을 넘어 세계 정상에 올랐다.

우상혁은 2022년 미국 유진 대회 은메달에 이어, 2회 연속 세계선수권 은메달리스트라는 기록을 남겼다. 그는 “금메달을 바라봤지만, 후회 없는 경기였다”며 자랑스러움을 드러냈다. 해미시 커는 “우상혁과의 대결이 즐거웠다”며 상대에게 깊은 존경을 전했다.

지난 3월과 5월, 각각 중국 난징 세계실내선수권과 구미 아시아선수권 우승을 차지했던 우상혁은 이날도 투지를 멈추지 않았다. 애국가가 울리지 못한 순간에도, 태극기를 향한 우상혁의 눈빛에는 ‘다시 시작’이라는 메시지가 담겼다. 팬들에게 “계속 도전할 것”이라 약속한 우상혁의 다음 발걸음은 이미 2027년 베이징 세계선수권을 향해 있다.

하늘을 향해 달리는 우상혁의 모습, 그 결연함은 많은 이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2025 도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만들어진 이 기록은 전 세계 육상 팬들에게 큰 울림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