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타격, 미국이 더 크다”…한은, 관세전쟁 격화시 성장률 최대 1.3% 감소 우려
현지시각 기준 7월 1일, 미국(USA) 뉴욕에서 한국은행(한은) 뉴욕사무소가 2025년 하반기 미국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관세 협상 실패와 고율 관세 정책이 이어질 경우 미국 경제가 유럽연합(EU)과 중국에 비해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분석은 무역 분쟁 심화가 미국 자체에 미칠 수 있는 파장과 국제 교역 구조의 변화를 둘러싸고 주요국 간 이해관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기준 7%로, 과거 스무트-홀리 관세법 시기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한은은 “세계 각국이 미국 관세 인상에 보복할 경우, 무역전쟁의 최대 피해자가 미국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관세전쟁이 격화될 시 보복관세 영향권에 놓이는 미국 경제의 비중이 EU(3.1%)와 중국(2.9%)보다 훨씬 높다는 분석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시뮬레이션 결과, 미국이 모든 수입품에 대해 평균 관세율을 25%포인트 인상할 경우 향후 10년간 미국 실질 수출은 19~28% 감소하고, 실질 GDP는 최대 1.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같은 상황에서 EU는 실질 수출이 최대 1.1% 감소, GDP는 0.6% 줄어드는 데 그칠 것으로 분석됐고, 중국 역시 수출 5~7% 감소와 GDP 1.1% 내외 감소로 타격이 미국보다 적을 것으로 수치가 나타났다.
이같은 예상은 미국 행정부가 고율 관세를 전면 도입하고 주요 교역국이 즉각 보복에 나서는 극단적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다. 미국이 무역 정책을 더욱 강화할 때, 오히려 자체 수출기업과 성장률이 주요 교역 상대국보다 더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된다.
최근 금융시장에서는 관세 정책 발표 직후 일시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뉴욕 증시는 2월 사상 최고치를 재차 회복하는 등 전반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은 “시장에서는 실제 도입되는 관세 수준이 4월에 예고된 강경안보다는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관세 정책의 최종 방향과 실행 강도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위험은 계속될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뉴욕 기반 주요 외신들도 이번 보고서 발표 후 “관세전쟁의 역풍이 미국 경제 핵심을 타격할 수 있다”(워싱턴포스트), “관세 무기로 미국이 자해자 될 수도 있다”(파이낸셜타임스)고 평하며 우려를 전했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무역 협상 결과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관세 인상에 따라 실제로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이 현실화될 경우, 자산 가격 조정 위험이 커질 수 있으니 투자자들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관세 정책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둘러싼 경제안보 이슈가 국제 경제 질서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남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