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시총 180억 달러 증발”…파이코인, 구조적 신뢰 위기 속 투자자 반발 확산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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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7일, 글로벌 가상자산 파이코인(Pi Network)의 시가총액이 6개월 만에 180억 달러 증발하며 투자자와 커뮤니티 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폭락은 구조적 신뢰 위기와 공급 증가, 자금 운용의 불투명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국제 가상자산 업계 전체에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파이코인은 지난 3월 정식 상장 직후 2.79달러까지 급등하며 18억 달러 규모의 시가총액을 기록했으나, 10월 현재 0.26달러로 90% 넘게 하락했다. 시장 분석가 미스터 스팍(Mr. Spock)은 이번 하락을 두고 “사실상 러그풀에 가까운 사태”라고 평가했다. 커뮤니티 내에서는 갑작스러운 공급 팽창과 6년째 이어진 개발 지연, 약속 불이행에 대한 불만이 최고조에 달했다.

파이코인 6개월 새 시총 180억 달러 증발…커뮤니티 “러그풀 수준” 반발
파이코인 6개월 새 시총 180억 달러 증발…커뮤니티 “러그풀 수준” 반발

파이코인 프로젝트팀은 지난 5월, 1억 달러 규모의 벤처 펀드 조성을 발표했지만, 해당 자금이 실제 생태계 조성보다는 외부 프로젝트로 전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따른 커뮤니티 반발이 거세지며 5월 잠시 나타났던 반등 흐름마저 꺾였다. 공급 구조의 문제도 심화됐다. 5월 이후 유통량이 10억 개 넘게 증가해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졌지만, 명확한 로드맵이나 공급 통제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일부 투자자들은 최근 가격 하락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보고 거래소 인출을 늘리고 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파이 스캔(Pi Scan)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기준 1억 1천만 달러 규모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그러나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투기 수요가 급속히 위축되는 반대 흐름이 감지된다. 온체인 데이터 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는 파이코인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이 1억 2천만 달러에서 2천만 달러로 줄었다고 밝혔다.

 

해외 주요 매체들은 파이코인 사태를 디지털 자산 시장 신뢰 위기의 대표적 사례로 평가했다. AMB크립토는 “가격 급락과 소통 부재가 커뮤니티 불만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분석했고, 코인데스크(CoinDesk)·코인텔레그래프(Cointelegraph) 등도 유사 프로잭트 투자자들 사이에서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파이코인 가격의 구조적 회복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블록체인 컨설턴트들은 “신뢰 회복과 명확한 공급 통제 전략이 병행되지 않으면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라며 “개발팀과 초국적 투자자 간 투명한 소통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 시장이 거듭되는 신뢰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파이코인 팀의 대응과 글로벌 커뮤니티 여론 추이가 향후 국제 디지털 자산 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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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코인#pinetwork#러그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