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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불법 판매, 1,946억 원 벌금”…케이던스 디자인, 미 정부 제재 속 주가 급등
국제

“중국 불법 판매, 1,946억 원 벌금”…케이던스 디자인, 미 정부 제재 속 주가 급등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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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28일, 미국(USA) 법무부는 전자설계자동화(EDA)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인 ‘케이던스 디자인’이 반도체 설계 제품을 중국(China)에 불법 판매한 혐의로 1억4천만 달러(1,946억 원)의 벌금 부과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미중 무역 협상과 맞물려 미국 정부의 대중국 수출 규제 의지와 시장의 주목을 동시에 받고 있다.

 

케이던스 디자인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미국 상무부 수출통제 명단에 오른 중국 국방과학기술대학(NUDT)을 위한 위장 업체들을 통해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불법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NUDT는 미국 기술의 군사적 활용 차단을 위해 2015년부터 통제 대상이 된 주요 기관으로, 판매 제품 일부는 슈퍼컴퓨터 ‘톈허-2(Tianhe-2)’ 개발에 사용된 것으로 파악된다.

‘케이던스 디자인’ 中 불법판매로 1,946억 원 벌금…주가 시간외 6% 급등
‘케이던스 디자인’ 中 불법판매로 1,946억 원 벌금…주가 시간외 6% 급등

4년 넘게 이어진 수사 끝에 케이던스 디자인은 올해 법무부 및 상무부의 기록·자료 제출 요구를 받아들여 혐의를 인정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톈허-2’ 슈퍼컴퓨터 등이 핵폭발 장치 연구에 쓰인 점을 중대 안보 위협 요인으로 지목한 바 있다.

 

이 같은 결정은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 및 기술 협상에서 일부 분야의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군사·핵 관련 수출통제는 철저히 집행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사례로 평가된다. 미 정부 관계자는 “협상 중에도 관련 법 준수를 엄격히 감시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뉴욕 증권시장에서 ‘케이던스 디자인’ 주가는 0.47% 상승으로 정규장을 마감한 뒤, 시간외 거래에서 6% 급등했다. 회사는 2분기(4~6월) 매출이 12억8천만 달러로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으며, 연간 예상 매출도 상향 조정해 긍정적 실적을 발표했다. 투자업계는 이달 초 트럼프 행정부가 일부 소프트웨어 수출 규제를 완화한 영향과 함께, 미중 기술 경쟁 최전선에서 ‘케이던스 디자인’의 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CNN 등 주요 외신 역시 “케이던스 벌금 합의가 미중 반도체 대치 속 규제 의지의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현지 분석가들은 “중국 비중 12%의 케이던스 매출이 미중 관계 변화와 규제 강화 여부에 따라 향후 심대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미국 정부의 조치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과 미중 기술 경쟁 구도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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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던스디자인#중국#미국법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