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제주 카카오 본사에 폭발물 설치” 신고…IT기업 겨냥 협박, 잇단 대피 소동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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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제주에 위치한 카카오 본사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회사 측이 전 직원을 긴급 대피시키고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최근 경기 성남시 판교 사옥을 겨냥한 두 차례 협박에 이어 세 번째 폭발물 관련 신고가 이어지며, IT기업을 향한 악성 협박의 심각성이 부각되고 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1분께 제주시 영평동 카카오 본사 건물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 접수 직후 경찰과 군부대 폭발물 처리반이 현장에 출동해 건물 내부와 주변에 대한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 카카오 본사에 폭발물 설치” 신고…전직원 대피 (사진: 연합뉴스)
“제주 카카오 본사에 폭발물 설치” 신고…전직원 대피 (사진: 연합뉴스)

신고 직후 건물 안에 있던 직원 약 110여 명은 모두 밖으로 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카카오는 안전을 위해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해당 본사 근무 인력의 근무 방식을 자택근무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내부에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카카오 판교 아지트 건물에는 같은 방식의 폭발물 협박이 이미 두 차례 있었다. 지난 15일에는 카카오 고객센터를 통해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 아지트 건물에 폭발물을 설치하고 임직원을 위협하겠다는 내용의 글이 접수돼 경찰과 소방 인력이 출동했다. 당시 카카오는 “고객센터를 통해 위협성 메시지가 접수돼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직원 안전을 최우선으로 판단해 전 직원 재택 근무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17일에도 동일 건물을 대상으로 사제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취지의 신고가 다시 접수됐다. 두 번째 협박성 글 역시 카카오 고객센터 사이트에 올라왔고, 회사 측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두 차례에 걸쳐 판교 아지트 건물을 수색했으나, 당시 현장에서는 폭발물 등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연이은 협박으로 인해 카카오 측은 물리적 보안 강화와 함께 원격근무 전환 등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는 상황이다. 다만 구체적인 협박 내용과 발신 경로, 용의자 특정 여부 등은 아직 수사 단계로, 경찰은 일련의 신고 사이의 연관성 여부를 포함해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폭발물 설치 신고가 반복되면서 직원 안전과 업무 차질, 주변 상권과 시민 안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폭발물 협박은 실제 물리적 피해가 없더라도 대규모 대피, 업무 중단, 불안 확산 등을 야기해 사회적 비용을 키운다는 점에서 중대 범죄로 취급된다.

 

경찰과 군부대 폭발물 처리반은 제주 본사 건물에 대한 정밀 수색과 함께 신고 경위, 온라인 협박 글 게시 이력 등을 추적하고 있다. 당국은 판교에서 이어진 전례를 감안해 “실제 폭발물 존재 여부와 별개로 위협 행위 자체에 대한 형사 책임을 엄정하게 물을 방침”이라는 입장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기업을 향한 악성 협박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기업과 수사기관 간 정보 공유, 고객센터·온라인 채널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번 사건은 국내 주요 IT기업을 대상으로 한 협박 행위에 어떤 수사와 제도적 대응이 따를지에 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경찰은 정확한 신고 경위와 협박 주체를 확인하기 위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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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제주본사#판교아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