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더블유에스아이 16% 급등”…자궁거상 로봇 미국 특허에 외국인 매수 집중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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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유에스아이 주가가 자회사 이지메디봇의 의료용 로봇 미국 특허 취득 소식에 16% 넘게 급등하며 투자자 관심을 끌고 있다. 30일 장 마감 기준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6.24% 오른 2,935원을 기록했다. 세계 최초 전자동 부인과 내시경 자궁거상기 유봇의 특허 등록 결정이 2026년 상용화 기대감으로 이어지면서 매수세를 자극한 것으로 해석된다. 외국인과 개인 간 치열한 수급 공방 속에서 전환사채 물량 부담도 병존하는 구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더블유에스아이 주가는 최근 1주일 동안 2,300원에서 2,500원 사이 박스권에 머물다 이날 단숨에 2,900원 선을 돌파했다. 특히 거래량이 전일 약 166만 주에서 이날 1,600만 주를 넘어서며 약 10배로 폭증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단기 반등을 넘어 대기 매물을 상당 부분 흡수한 손바뀜으로 보면서 직전 고점대 매물을 강하게 소화한 장대 양봉으로 평가하고 있다.

▲ 더블유에스아이 자회사 이지메디봇의 유봇 미국 특허 취득이 글로벌 시장 진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사진=톱스타뉴스)
▲ 더블유에스아이 자회사 이지메디봇의 유봇 미국 특허 취득이 글로벌 시장 진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사진=톱스타뉴스)

주가 상승을 견인한 핵심 요인은 자회사 이지메디봇의 기술 성과다. 이지메디봇은 최근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세계 최초 전자동 부인과 내시경 자궁거상기 유봇에 대한 특허 등록 결정을 받았다. 지난 11월 유럽 19개국 특허 확보에 이어 북미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추가로 마련했다는 점에서 투자 심리가 자극됐다. 시장에서는 유봇의 본격적인 상용화 시점을 2026년으로 보고 관련 기대감을 선반영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새로운 사업 확장도 호재로 작용했다. 더블유에스아이는 한국항공대학교와 우주의학 탑재체 기술개발 협약을 체결하며 기존 의료기기 유통에서 우주의학과 바이오를 융합한 신사업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회사가 로봇 기반 정밀 의료기기와 우주의학 분야를 동시에 키우면서 성장 모멘텀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이날 장 초반부터 외국인 창구를 통한 대량 매수가 유입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시장에서는 이를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기성 자금보다는 로봇 및 바이오 신사업의 성장성을 겨냥한 이른바 스마트 머니 유입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반면 일부 기관 투자자는 차익 실현에 나서며 매도 우위를 보였으나,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물량을 받아내며 수급 주도권을 가져가는 양상이다.

 

섹터 내에서도 차별화된 흐름이 나타났다. 동종 바이오 업종으로 분류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이날 보합권에 머문 것과 달리, 시가총액 약 1,100억 원 규모의 중소형주인 더블유에스아이는 16% 넘는 급등세를 연출했다. 대형 바이오주가 숨 고르기에 들어간 사이 개별 모멘텀을 보유한 중소형주로 단기 수급이 이동하는 이른바 낙수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적 측면에서 외형 성장은 뚜렷한 편이다. 2024년 기준 더블유에스아이의 매출액은 404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9.53%로 소폭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자회사 인수와 연구개발(R&D)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가 반영된 결과로 보면서, 내수 중심 구조에서 수출 비중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 부담으로 해석하고 있다. 향후 북미와 유럽 매출 비중이 커질 경우 이익 레버리지 효과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다만 리스크 요인도 적지 않다. 더블유에스아이는 지난해 11월 3회차 전환사채 청구권 행사로 약 60만 주가 신규 상장됐다. 아직 전환되지 않은 잔여 물량이 40억 원 이상 남아 있는 만큼, 주가가 오를수록 전환 물량이 시장에 출회될 수 있는 오버행 이슈가 상존한다. 이는 주가 상승 과정에서 상단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주요 주주인 라이프자산운용이 최근 보유 지분을 줄인 정황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잠재 변수로 거론된다.

 

단기적으로는 3,000원 선 안착 여부가 핵심 기술적 분수령으로 꼽힌다. 이날 대량 거래를 동반한 급등으로 단기 과열 부담이 커진 만큼, 일부에서는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경우 가격 조정과 기간 조정이 병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반면 상장 주식 수 대비 높은 회전율을 통해 매물 소화가 진전될 경우 로봇 특허 모멘텀이 이어지며 추가 상승을 시도할 여지도 남아 있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중장기 관점에서는 유봇 상용화 일정과 규제 인허가 진행 상황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내년 상반기 유봇의 국내 품목허가 완료 여부를 중요한 체크포인트로 보고 있다. 동시에 자회사 인트로바이오파마가 추진 중인 우주의학 관련 프로젝트 성과가 구체화될 경우, 회사 전체 밸류에이션이 재평가되는 리레이팅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형성되고 있다.

 

더블유에스아이는 현재 의료기기 유통사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의료용 로봇과 우주의학 기술을 보유한 기술 기업으로 전환하는 과도기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특허·신사업 모멘텀과 전환사채 오버행 부담이 공존하는 상황인 만큼, 시장에서는 기술적 기대와 재무적 리스크를 모두 고려한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향후 주가 흐름은 유봇 상용화 진척도와 글로벌 수출 성과, 전환사채 소화 속도에 따라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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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유에스아이#이지메디봇#유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