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4방 폭발”…한화 이글스, 와이스 10승 힘입어 33년만 전반기 1위→가을 야구 청신호
눈물과 환호가 교차한 순간, 한화 이글스가 마침내 33년 만에 전반기 1위라는 역사의 문을 열었다. 고척스카이돔을 가득 채운 팬들의 함성은 승리의 확신 위에 포개졌다. 채은성의 선제 홈런, 리베라토의 스리런, 그리고 노시환과 이원석의 쐐기포까지, 대포 네 방이 한여름 더위를 통쾌하게 날려버렸다.
6일 오후 2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SOL뱅크 KBO리그 한화와 키움의 맞대결. 한화는 총 네 개의 홈런을 포함한 17안타를 두드리며 10-1의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49승 2무 33패를 마크,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전반기 1위를 확정했다. 1992년 빙그레 시절 이후 33년 만의 쾌거다. 팬들은 경기장 곳곳에서 한화의 상징색 응원 도구를 뿌리며 기나긴 침묵의 시간을 감동으로 갈음했다.

경기 초반부터 흐름은 일방적이었다. 2회 채은성의 좌월 투런포로 선취점을 뽑은 한화는 김태연과 이도윤의 연속 안타, 이재원의 타점으로 3-0 리드를 잡았다. 7회 리베라토가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고, 이어 노시환의 솔로포, 9회 이원석이 쐐기 홈런을 날리며 키움 마운드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한화 타선은 4방의 홈런 포함 장단 17안타로 상대를 압박했다.
마운드에서도 한화는 압도적이었다. 선발 라이언 와이스는 6이닝 2피안타 2볼넷 무실점, 삼진 11개를 솎아내며 시즌 10승(3패) 고지를 밟았다.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11승 무패)와 함께 한화 구단 역대 첫 '외인 투수 전반기 동반 10승' 기록이 완성됐다. 이는 2019년 서폴드-채드 벨 이후 6년 만에 쓴 의미 있는 발자취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후 "와이스가 압도적인 투구로 중심을 잡아줬고, 타자들 역시 위기마다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며 "선수들의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오늘 결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과감한 신뢰와 내실 있는 리빌딩, 외국인 듀오의 시너지까지, 한화의 전반기 질주는 낯설 만큼 단단했다.
팬들의 시선은 이제 가을로 향한다. 외국인 원투펀치의 견고함, 젊은 야수진의 성장, 집중력 높아진 불펜까지 모두가 어우러져 옛 빙그레 이후 한화의 변화를 실감케 한다. '최강한화'라는 슬로건 뒤편의 치열했던 시간이, 이번 1위로 다시 살아 숨 쉬고 있다.
마지막 아쉬운 결말을 수차례 삼켜왔던 한화는 이제 또 하나의 큰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1만2072일의 기다림 끝에 얻은 이 자부심이 한국시리즈라는 진짜 결실로 이어질지, 그 고요한 드라마의 진짜 결말은 남은 시즌에 달렸다.
무대가 조용해질 즈음, 남은 여운은 팬들의 가슴에 깊이 새겨졌다. 한화 이글스의 또 다른 도전은 여름의 열기 속에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