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아이 응급상황 예측”…서울성모병원, 24시간 소아안심 진료 체제 강화
AI 응급 예측 기술이 소아 응급의료 현장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추석연휴와 같은 공휴일에도 서울성모병원 소아응급실은 24시간 전문의가 상주하는 ‘우리아이 안심병원’ 체제로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특히 병원 자체 개발 인공지능(AI) 기반 앱이 보호자가 아이의 응급 상황 여부를 사전에 예측·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등, IT 융합이 소아 응급 진료 실효성을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산업 내 파급력이 주목된다. 업계는 서울성모병원의 이같은 시도를 ‘소아전문 응급체계 혁신 경쟁’의 분기점으로 받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소아응급실은 2023년부터 서울시 지정 ‘우리아이 안심병원’으로 365일 24시간 진료 체계를 구축했다. 소아청소년 전문의 7인이 내과·외상 진료를 전담, 서울 동남권 중증 환자 응급 이송 허브까지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1차·2차 의료기관과의 연계 및 신속 전원 등 지역 네트워크도 강화했다. 전국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지정 확대를 추진하며, 복지부가 요구하는 전담 인력(5인 이상), 병상(9개 이상), 별도 중증 환자 공간 등 시스템 확충도 준비 중이다.

의료 현장에서는 응급 상황 분류 평가의 정밀도가 중요하다. 서울성모병원은 15만 명 소아환자 데이터를 AI로 학습, 보호자가 아동 증상을 앱에 입력하면 검사·치료·입원 확률을 텍스트로 안내해준다. 예를 들어 검사 없이 퇴원한 사례, 즉각 처치가 필요한 경우 등 데이터 기반 위험군을 산출, 불필요한 응급실 방문과 과잉 검사·처치를 줄여 아이의 신체적 부담을 경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존에는 보호자가 단순히 불안을 느껴 바로 응급실로 내원하던 상황에서, 실제 중증 위험도와 즉각 내원 필요성을 구분하는 도구로 AI가 작동하고 있다. 특히 이 앱은 임상 현장 상용화를 앞두고 있어, ‘실전형 소아응급AI’의 시장 전개가 주목된다.
현재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는 전국 12곳에 불과해, 환자수 대비 인프라 격차가 지적된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서울 지역만도 최소 4곳, 전국 권역별로 총 15~18곳은 필요하다고 본다. 서울대병원·세브란스·서울아산병원 3곳을 포함해 지역별 센터 확충이 정책 과제로 설정되고 있다. 일반 소아 경증 환자는 1차 의료기관과 안심병원 이용이 가능하지만, 복합질환·중증 외상 환자의 경우 대학병원급 센터의 전원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국가적 확산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의료 인력 문제 역시 심각하다. 저출산 및 전공 기피, 의료 소송 부담 등으로 소아청소년 전공의 지원율은 계속 하락 중이다. 환자 기대 여명이 길다는 특성 탓에, 진료 사고 발생 시 배상 리스크가 성인 의료보다 크다는 점이 지원 위축의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잠재적 전문 인력 공백이 지역 단위 응급 진료 한계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차원 인력 지원과 전문의 처우 개선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소아특화 응급 인프라와 AI 기술 접목이 속속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 유럽 등은 이미 응급실 내 소아 분과 전문의 상주 비율 확대, AI 기반 대기환자 분류시스템 실험 등으로 대응 속도를 높이고 있다. 국내도 IT강국이라는 강점을 살려 임상 데이터·AI 활용에서 한발 앞선 진료 체계가 실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응급실 과밀화, 불필요한 검사 비용 이슈 등 기존 운영 모델의 한계가 분명하다”며 “AI 등 디지털 기술 기반의 조기 위험 예측, 맞춤형 이송 및 처치 네트워크 구축이 산업 전반의 효율성 기준을 바꿀 수 있다”고 평가한다.
산업계는 이번 AI 융합 소아응급 시스템이 실제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전문인력, IT, 병상 인프라가 균형을 이룰 때 환자 중심 정밀 응급의료 체계가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