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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끝났다?’…김용, 치열한 자각과 따스한 해법→10주년 강연장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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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끝났다?’…김용, 치열한 자각과 따스한 해법→10주년 강연장 울림”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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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을 넘긴 세월 동안 수많은 인생의 순간을 마주했던 tvN STORY ‘어쩌다 어른’ 무대 위로,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가 밝은 미소로 걸어 들어섰다. 차분하게 삶의 궤적을 짚어나가는 김용의 말에는 이면의 치열함과 한국 사회가 마주한 무거운 질문들이 녹아 있었다. 따뜻한 시선이 흐르던 현장엔 어느새 질문과 답이 촘촘히 오가며 깊은 울림이 감돌았다.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는 아이비리그 다트머스 대학교 총장과 세계은행 총재 자리를 모두 거친 아시아계 최초 인물로, ‘어쩌다 어른’ 10주년 특집 강연 무대에서 ‘한국은 끝났다?’라는 화두를 정면으로 던졌다. 급변하는 시대, 성공 신화 뒤편의 아린 진실을 마주하며 그는 다트머스 총장으로 지명되던 날, 면접 현장에서 눈시울을 적셨던 비화와 세계은행 총재 면접에서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극찬한 ‘기막힌 전략’을 솔직하게 풀어냈다. 진행자 김상중은 “면접의 귀재”라고 감탄을 내비쳤다는 뒷이야기도 전해졌다.

“‘한국은 끝났다?’”…김용, ‘어쩌다 어른’ 10주년 강연→우울증 해법 모색
“‘한국은 끝났다?’”…김용, ‘어쩌다 어른’ 10주년 강연→우울증 해법 모색

깊이를 더한 김용의 강연은 단지 개인의 성장기가 아닌 한국 사회 전체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세계은행이 한국 경제 성장의 교두보가 되었던 의미를 짚으면서도 교육시스템의 눈부신 발전 그 이면에 드리운 ‘헬조선’이라는 사회적 자각을 조명했다. 과열된 사교육 열풍과 저출산, 고독사 등 현실의 민낯을 구체적으로 밝히며, 과거 자신이 의대 입시 면접에서 받았던 질문과 오늘날 7세 아동이 마주한 입시 문제의 일치점을 통렬하게 짚었다. 변하지 않는 현실 앞에, 그는 외국의 기민한 실험과 대안을 소개하며 새로운 사회적 시도에 집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용 전 총재가 걸어온 길은 역경의 순간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낸 여정이었다. 세계보건기구 에이즈 국장, 비영리 의료단체 ‘파트너스 인 헬스’ 창립자로 활약하며 희망과 낙관을 잃지 않은 채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킨 경험담은 청중들에게 더없는 용기와 감동을 선사했다. 그의 인생은 한탄보다 연대, 포기보다는 해답에 방점을 찍으며, 진정한 성장 서사의 의미를 전했다.

 

이번 특집의 또 하나의 울림은 한국 사회에서 특히 심각해진 ‘우울증’ 문제였다. 김용 전 총재는 미국과 유럽의 다양한 사례를 근거로 정책적, 공동체적 대응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가수 토니 안이 현장에서 직접 자신의 우울증을 고백하고 극복 과정을 털어놓으면서, 정서적 건강과 치유, 그리고 사회가 함께 보듬어야 할 연대의 의미를 다시금 일깨웠다.

 

서로 다른 길과 경험을 가진 이들이 ‘어쩌다 어른’ 10주년 무대에 모여 낡은 질문, 어렵고도 아픈 현실, 그 속에서 피어난 희망을 함께 그려냈다. 각박한 세상, 끝이 아닌 또 한 번의 시작을 논하는 특강은 매주 화요일 저녁 8시 20분 tvN STORY 채널을 통해 깊어진 성찰을 전한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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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어쩌다어른#토니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