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개혁 점수는 빵점”…김용태, 퇴임하며 기득권 혁파 촉구

국민의힘 내 개혁과 기득권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기득권 구조를 혁파하지 않으면 국민의힘의 미래는 없다”며 당내 보수 재건을 위한 쇄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차기 전당대회 출마 대신 백의종군 의지를 드러내 침체된 당내 혁신 논의에 또 한 번 파장을 예고했다.

이날 김용태 위원장은 “오랜 기간 자리 잡은 당내 깊은 기득권 구조가 국민 신뢰 상실과 보수정당의 몰락을 불러왔지만, 근본적인 변화에는 번번이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대선 패배 이후 자신이 제시한 ‘5대 혁신안’의 전 당원 투표가 무산된 점을 언급하며 “매우 안타깝고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개혁 점수를 요청한 취재진에게 “빵점”이라고 답하면서, 혁신의 답보 상태와 국민 신뢰 상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보수 야당이 아무리 논리를 앞세워도, 윤석열 정권의 유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국민 평가를 달리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신의 임기 중 가장 큰 성과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공식 사과와 절연, 이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의 탈당 유도”를 꼽았다.

한편 김용태 위원장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밝힌 혁신위원회 구성 방침에 대해선 “방향은 존중하지만 혁신위만으론 부족하다”며 “새 지도부가 진정성 있게 국민 앞에 사과하고, 실질적 혁신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헌법 가치 실현, 국민 주권 실천, 도덕성과 수권 능력 확립, 적대 정치 타파 등 ‘6대 보수 재건 방향’을 제시했다. 공천 줄 세우기, 권력자 측근 정치, 부정선거 음모론, 진영 대립 선동 정치 등 구태에 결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선 “지금 내 역할은 출마가 아니다. 국회의원으로 돌아가 동료·선배 의원들과 개혁 의지를 더 모으겠다”며, 차기 지도부에서의 직접적 행보는 일단 선을 그었다. 이어 “저는 물러나지만 제2, 제3의 김용태가 연대해 기득권과 계속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당내 최연소(35세) 의원인 김 위원장은 지난달 1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교체 파동 이후 취임, 47일간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았다. 김 위원장은 임기를 마치는 과정에서도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교체 진상 규명 등 5대 개혁안과 전 당원 투표를 제안했으나 당내 반발로 관철에 실패했다. 구 주류 등 일부 세력은 김 위원장이 “내부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며 당내 분란을 초래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날 국회는 혁신 방향을 둘러싸고 한층 격렬한 의견 충돌이 펼쳐졌다. 정치권 안팎에선 김용태 퇴임 후에도 국민의힘 내 개혁 논쟁과 당내 기득권 청산 요구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새 지도부와 당 지도체제 재편 논의는 다음 회기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