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비트코인 12만6천달러 돌파”…실물 금과 ‘가치 저장’ 경쟁 격화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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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2025년 10월 6일, 미국(USA) 시장에서 비트코인(Bitcoin)이 장중 12만6천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틀 뒤 금(Gold) 역시 온스당 4,070달러로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디지털 자산과 전통 실물 자산 간 ‘가치 저장’ 경쟁이 전 세계 시장의 핵심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이번 현상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통화 완화 기조 속 투자자들의 자산 다변화 전략이 본격화된 흐름에서 나타났다.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 32%의 가격 상승률을 보였으며, 53억달러 규모의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으로 기관투자가와 제도권 진입세가 크게 확대됐다. 아이셰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가 전체 ETF 중 최대 순유입을 기록하며 시장 내 비트코인 영향력을 더욱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도권 ETF 등장과 함께 비트코인의 ‘디지털 금’ 프레임이 강화됐다고 분석한다. 반면 금은 올해 52% 올랐고, 금리 인하 기대감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글로벌 중앙은행의 대규모 매입 수요에 힘입어 전통적 ‘인플레이션 헷지’ 역할을 재확인했다. 특히 중국(China)과 브릭스(BRICS) 등 신흥국이 연간 1천 톤 규모로 금을 사들이며 매수세를 주도, 기존 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비트코인, 사상 최고가 경신…금과의 자산 경쟁 본격화
비트코인, 사상 최고가 경신…금과의 자산 경쟁 본격화

비트코인은 희소성 기반 자산구조와 ETF를 통한 자금 유입이 시장 재평가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한다. 반면 금은 세계 금 시장 시가총액이 27조달러로, 비트코인(2.6조달러)의 10배를 상회하는 기초 체력이 견고하다. 지난 3개월간 금의 시가총액이 4.2조달러 이상 늘어나며, 전체 암호화폐 시장 규모에 버금가는 성과를 보였다.

 

이 같은 양강 구도에는 세대와 투자성향의 차이도 뚜렷하게 반영되고 있다. 부동산 투자자 그랜트 카돈(Grant Cardone)은 “비트코인 투자자가 금 랠리에 올라타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며 “장기적으로 밀레니얼과 Z세대가 ‘디지털 금’의 가치를 더 신뢰하게 될 것”이라 내다봤다. 디크립트(Decrypt),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두 자산 모두 환율 불안과 화폐가치 하락기를 헤지할 옵션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전통 금융기관들은 금의 ‘최종 위험회피’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에 대한 신중론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의 ETF 유입과 시가총액 대비 가격 탄력성, 금의 중앙은행 매수세 등 양자 간 변동성-수익률 구도가 투자 선택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10월 들어 비트코인 현물 ETF 하루 순유입액은 12억달러를 넘기면서, 트럼프 당선일 이후 최대치로 치솟았다. 금 시장도 안정적 상승세를 유지해, 변동성 대비 확실한 실물 자산의 비교 우위가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번 사상 최고가 경신은 글로벌 통화 완화 흐름 속 ‘디지털 대 실물자산’ 양강 구조의 본격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다만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시장의 내재가치 불확실성과 급등락 위험성을 경고하며, 과열 양상에 대한 투자자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 환경과 시장 심리에 따라 두 거대 자산군의 주도권 경쟁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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