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명 77권 일기, 세월 따라 피어난 눈물”…전현무·백지영→마음 밟은 63년 기록의 무게
온기를 머금은 오래된 종이 위, 서보명은 63년의 삶을 조용히 기록해왔다. 작은 글씨 하나하나에 뒤섞인 희로애락은 시간이 흐를수록 진하게 번졌고, 그 오랜 기록이 마침내 스튜디오 한가운데 펼쳐지자 전현무와 백지영, 현영의 눈빛마저 촉촉히 흔들렸다. 웃음소리가 새어 나온 순간에도, 백지영의 떨리는 목소리와 전현무의 깊은 한숨은 그 삶의 무게를 고스란히 받아 안았다.
‘와! 진짜? 세상에 이런일이 시즌2’에서 서보명이 남긴 77권의 일기장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었다. 서보명은 “23살부터 63년간 써온 내 보물”이라 말했고, 그 속에는 사랑과 이별, 꿈과 포기, 평범한 하루들이 가지런히 적혀 있었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애순을 떠올리게 하는 인생 여정이 출연진과 관객 모두의 마음을 두드렸다.

진행자들은 수십 년의 세월이 녹아든 일기를 한 장씩 넘기며 깊이 빠져들었다. 백지영은 “평행이론 같다”고 말하며 눈물을 머금었고, 현영은 “상처가 엄청 많으셨겠다”며 마음을 애틋하게 쓸어내렸다. 전현무 역시 “늘 심심하다”는 일기 속 구절에 자신도 모르게 울컥해했다. 잊힌 시간 속에서도 자신의 이야기를 꾹꾹 눌러 담아온 서보명의 솔직한 고백은 그 어떤 드라마보다 선명했다.
서보명은 담담했다. “젊었으면 작가가 됐을 거란 말을 들었지만 그런 생각조차 할 수 없던 시절이었다”며, “요즘 같았으면 더 많은 선택을 해보지 않았을까”라고 소리 없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오랜 시간 마음속 여운을 일기장에만 고이 간직해왔던 그는 이날 비로소 황혼의 시간을 말로 풀어냈다.
스튜디오에는 눈물만 흐른 건 아니었다. 전현무가 “저희 어머니도 같은 서울 하늘 아래 계신데…”라고 말하자 현영이 “키워놨더니 연락도 없지”라고 익살스럽게 받아쳤고, 전현무는 능청스럽게 “엄마가 여기 와 계신 줄…”이라고 덧붙여 순간의 웃음을 안겼다. 인생의 쓸쓸함 뒤편엔 따스한 농담과 공감이 뒤섞였다.
그렇게 서보명의 일기장은 평범한 일상이지만, 모두의 삶을 비추는 거울처럼 빛났다. 긴 세월을 견디며 적어낸 기록의 무게와, 그 안에 담긴 희망과 아쉬움, 기쁨과 슬픔이 잔잔한 파문이 돼 시청자 가슴을 두드렸다. 인생의 진한 조각들이 남긴 여운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와! 진짜? 세상에 이런일이 시즌2’는 오는 26일, 서보명 일기장과 함께 흐른 눈물과 웃음, 그리고 인생의 기록을 시청자에게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