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탐사대, 조립 인형이 된 아이들”…계급 교실·산부인과 비극→사회 구조에 남은 씁쓸함
하루하루 쌓이는 아이들의 미소와 울음, 낯선 분위기 속에서는 어느 누구도 선뜻 입을 열지 못했다. 실화탐사대의 카메라는 이름조차 지워진 교실 한 귀퉁이, 한결이라는 학생이 버텨 온 계급 교실의 음습한 그림자를 비춘다. 머리, 목, 발끝이라는 차가운 계급과 각자의 암묵적 규율, 존중과 강요가 혼재된 교실 안에서 누군가는 존댓말로 숨죽이고, 누군가는 친구의 물건을 계산하며, 때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지시에 시달렸다.
아슬아슬하게 유지된 평형은 농구 시합 중 발끝이 뒤엉킨 순간 깨졌다. 미안하다는 말은 대가 없는 용서로 이어지지 않았고, 백초크 유도 기술이나 항문에 대걸레 삽입, 코와 입을 사탕으로 막는 고문까지 이어졌다. 한결의 부모는 가해 측의 "장난이었다"는 해명 앞에 한없이 무력해졌다. 가해 학생들은 교육청의 징계 조치를 받았지만, 교실의 균열은 쉽사리 복구되지 않았다. 교사와 어른들, 모두가 책임의 경계선에서 방관과 침묵을 택하는 사이 아이들의 상처는 더욱 깊어졌다.

또 다른 장면은 출산으로 평범한 일상이 송두리째 흔들린 한 부부의 사연이다. 첫 아이를 기다리던 박현우와 유은호 씨,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끊임없는 진통과 기대였다. 그러나 운명이 엇갈린 것은 단 30분, 의료진의 당황한 눈빛과 응급 장비가 쏟아내는 신호음 사이, 산모는 심정지에 빠졌고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가족의 희망과 사랑을 담은 공간은 며칠 사이 슬픔으로 물들었다.
경막외 마취 시술의 합병증, 잘못된 위치에 놓인 주사의 영향이라는 부검 결과가 전해졌다. 병원을 떠난 가족들은 의료 현장의 실수와 허술함, 부인할 수 없는 상실감 앞에서 오열했다. 의료진은 유감의 말을 남겼지만, 누구도 완전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두 개의 사건을 통해 실화탐사대는 교실과 병원의 구조적 허점, 존엄이 실종된 자리에 남은 상흔을 집요하게 짚었다.
사라진 아이들의 이름, 무력하게 지나친 의료진의 선택, 바꿀 수 없는 결과 앞에서 사회는 어디까지 책임을 분담하고 있는가. 교실의 계급 질서와 병실에서 흔들린 생명, 묻지 못했던 진실에 대한 질문만이 깊게 남았다. 실화탐사대는 오늘 밤 9시, 진실을 포착한 카메라와 함께 다시 한 번 경계 밖의 진실을 조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