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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인 줄 착각”…이예원, 노승희 공 맞히며→기묘한 KLPGA 장면 연출
스포츠

“이글인 줄 착각”…이예원, 노승희 공 맞히며→기묘한 KLPGA 장면 연출

한유빈 기자
입력

웃음과 놀람이 교차하는 골프장의 한순간이었다. 충북 음성의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DB그룹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 치열함 속에서도 한 조의 선수들과 갤러리 모두를 놀라게 한 보기 드문 장면이 탄생했다. 짧은 숨 고르기와 함께, 살아 있는 경기의 묘미가 현장에 고스란히 번졌다.

 

상금, 대상 포인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예원과 노승희가 함께한 13번 홀(파4). 긴장 어린 침묵이 이어지던 페어웨이에서 이예원은 두 번째 샷을 그린으로 보냈다. 하지만 이예원의 볼은 이미 그린 위에 자리잡고 있던 노승희의 볼을 정확히 맞혔다. 그 충격에 노승희의 볼이 튕겨나가 홀컵을 향해 빠르게 굴러 들더니, 보는 이들의 눈앞에서 그대로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글인 줄 착각”…이예원, 노승희 공 맞히며→기묘한 KLPGA 장면 연출 / 연합뉴스
“이글인 줄 착각”…이예원, 노승희 공 맞히며→기묘한 KLPGA 장면 연출 / 연합뉴스

잠시 경기장에는 혼돈이 감돌았다. 이예원의 볼이 이글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한 이예원과 캐디는 두 손을 들고 기쁨을 표했다. 그러나 이내 다가가 본 결과, 홀에 들어간 볼은 노승희의 것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예원은 머쓱한 미소로 상황을 수습했고, 노승희 역시 순간적인 해프닝에 멋쩍은 웃음을 띄웠다.

 

이 장면을 목격한 갤러리 사이에서는 “골프장에서 정말 보기 힘든 광경”, “순간 이글이 터진 줄 알고 놀랐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SNS에도 현장의 놀라움이 빠르게 전파됐다. 노승희는 경기 후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잠깐 이해하지 못했다”고 소감을 전하며, “규정대로 볼을 원위치한 뒤 문제없이 재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골프 규정에 따르면, 경기 중 다른 선수의 볼에 자신의 볼이 맞아 위치가 변한 경우 원래 위치로 각각의 볼을 복귀시키는 것이 원칙이다. 두 선수는 3m 이내 버디 퍼트 기회를 맞이했지만, 아쉽게도 두 선수 모두 파에 만족해야 했다. 스코어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그린 위엔 짙은 웃음과 여운이 오래 남았다.

 

DB그룹 한국여자오픈은 매 순간 긴장과 이변이 교차하며, 우승 경쟁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이예원은 작은 해프닝에도 흔들림 없는 집중력을 보이며 정상 경쟁에 나서며, 노승희 또한 침착하게 남은 라운드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팬들은 두 선수의 서사와, 골프라는 스포츠가 주는 예기치 못한 감동을 새삼 실감했다.

 

그 오후의 그린은 우연과 규정, 실패와 환호가 뒤엉킨 인생의 한 장면처럼 조용히 빛났다. 수많은 관중의 미소와 탄성이 그 순간의 진동처럼 오래 잊히지 않을 것이다. DB그룹 한국여자오픈의 다음 라운드는 더욱 날카로운 집중력과 깊은 여운을 예고하며, 6월 13일 계속해서 충북 음성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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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원#노승희#klp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