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도시의 숲 속에서 걷는다”…대전, 체험과 힐링이 공존하는 여행지로 인기

여행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특별한 볼거리보다는 한 도시만의 분위기, 두 가지 이상의 경험이 가능한 곳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리고 대전은 그 흐름에 딱 맞는 도시다. 과학 도시라 불리지만, 그만큼 자연 속 쉼표와 소소한 미식의 기쁨도 품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 유성구엔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국내 대표 과학 명소들이 모여 있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자연사관, 미래기술관 등 다양한 전시관과 체험장을 두루 갖춘 덕에, 아이는 물론 어른들도 시선을 뗄 수 없다. 한 관람객은 “별것 아닌 줄 알았는데, 발길마다 새로운 과학 이야기가 이어졌다”고 고백했다.

1993년 엑스포 이후 시민의 사랑방이 된 엑스포과학공원도 그 노화를 멈추지 않는다. 한빛탑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대전의 야경은 인스타그램 인증샷 명소가 되었고, 각종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이 계절 따라 바뀌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실제로 기자가 평일 저녁에 들러보니, 더위에도 산책 나온 가족과 연인이 한가득이었다.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서구에는 한밭수목원과 장태산 자연휴양림이 기다린다. 사계절 내내 꽃이 피는 한밭수목원은 정부청사·엑스포과학공원 사이에 자리하고, 넓은 산책길을 따라 걷다 보면 도시와 자연 사이의 경계가 느껴지지 않는다. 장태산 자연휴양림에선 메타세쿼이아 숲의 청량함 속을 누비는 스카이워크, 그리고 출렁다리의 짜릿함까지 체험할 수 있다. 한 여행객은 “숲길에서 숨 쉴 때마다 마음까지 맑아지는 느낌”이라 표현했다.

문화·미식 경험도 대전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 대전근현대사전시관에선 웅장한 옛 충남도청 건물의 주름진 시간을 들여다볼 수 있고, 전국적으로 화제가 된 빵집 성심당엔 '튀소구마', '부추빵'을 사기 위해 늘 긴 줄이 생긴다. 최근엔 먹거리 투어를 목적으로 일부러 대전을 찾는 이도 적지 않다.

이번 7월 둘째 주, 대전은 낮에는 최고기온 33도까지 오르지만, 푸른 숲과 실내 과학관에서 무더위를 식힐 곳도 많다. 커뮤니티에는 “볼 것도, 먹을 것도 한 번에 다 잡기 좋은 도시”라는 반응이 자주 올라온다.  

전문가들은 “대전은 과학과 자연, 문화와 미식이 조화를 이루는 곳”이라며 “이런 도시형 복합 체험 여행이 최근 가족, 연인 단위 관광객의 새로운 선택지가 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작고 사소한 여행 코스 한 줄이지만, 대전에서의 하루는 나만의 삶에 새로운 영감을 더해 준다. 아무 목적 없는 발걸음조차 의미로 채워지는 시간, 그래서 대전에서의 하루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