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무대 김혜연·박우철, 노래로 아물지 않은 추억을 잇다”…세대 넘은 무대→수요일 밤, 잊힌 마음이 깨어나다
어느 늦은 밤, 무대 위의 조명이 천천히 밝혀지자 김혜연의 밝고 경쾌한 목소리가 시공간을 가로지른다. 가요무대가 준비한 신청곡 특집에는 김혜연, 박우철, 임현정, 하나영 등 여러 세대의 가수들이 출연해 각기 다른 인생의 조각들을 노래로 엮는다. 시청자들이 보내온 사연은 노래 한 곡, 한 곡에 담겨 관객과 무대, 그리고 시간의 틈마저 채운다.
김혜연이 선보인 ‘서울 대전 대구 부산’ 무대에서는 도시 구석구석을 떠도는 젊은 날의 유랑과 간절한 그리움이 짙게 배어난다. 박우철의 ‘연모’에서는 지나간 사랑에 얹힌 애틋한 감정이 무대를 감싼다. 유지나는 ‘어화 내님’으로 따스한 인연의 향기를 건네고, 김성환의 ‘약장수’에는 골목길에서 들려오던 오래된 삶의 적막과 활기가 스며 있다. 이미리의 ‘흥타령’은 자연스러운 흥과 함께 이 밤을 한껏 달구며, 이정옥이 ‘숨어 우는 바람 소리’를 부를 때면 쓸쓸한 바람처럼 인생의 고요가 드리운다.

임현정의 ‘그 여자의 마스카라’와 조정민의 ‘가지지 못한 사랑’은 여성의 속마음과 미묘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전하며, 하나영이 다시 불러낸 ‘여자의 일생’은 시청자들의 잊어가던 순간까지 불러일으킨다. 파파금파가 선보인 ‘부모님 전 상서’에서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존경이 무대를 따뜻하게 감싼다. 이조아와 우연이가 불러내는 감성은 각자의 방식으로 각박한 일상에 잔잔한 위로를 전한다.
이 무대는 단순한 추억에 그치지 않는다. 오랜 기다림 끝에 각자의 신청곡이 무대에 울려 퍼질 때, 음악은 관객의 마음에 오랜 시간 묻어둔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낸다. 신청곡이란 누군가의 소망이나 그리움을 담아 건네는 작은 선물과도 같다. 김혜연, 박우철, 임현정, 하나영 등 출연진은 각자의 음색으로 익숙하고 소중한 옛 노래에 생명을 불어넣으며 시간의 의미를 덧입힌다. 음악이 전하는 감동과 사연에 어느새 시청자들은 각자의 계절을 떠올린다.
명곡을 통해 세대를 잇는 무대, 박수와 탄식, 그리고 미처 말하지 못한 속마음까지 음악으로 다독이는 밤. 7월 21일 월요일 밤 10시, 가요무대는 신청곡 특집을 통해 관객과 시청자의 마음을 따스하게 잇는 감동의 무대를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