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로 벤츠 문 연다”…삼성월렛, 디지털 키 본격 확장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 키 기술이 자동차 산업의 사용자 경험을 바꾸고 있다. 삼성전자가 7월 이후 국내에 출시되는 메르세데스-벤츠 대표 모델 17종에 ‘삼성월렛 디지털 키’ 적용을 공식 발표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은 실물 열쇠 없이 갤럭시 스마트폰만으로 차량 잠금을 해제하거나 시동을 거는 등 고급 차량 사용 방식을 한 차원 끌어올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는 이번 발표를 “자동차·스마트폰 융합 경쟁의 분기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메르세데스-벤츠의 협력은 스마트폰 내장 디지털 키가 고가 럭셔리카에까지 확대 적용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사용자는 삼성 갤럭시 S21~S25, Z폴드3~6 등 16개 기기에서 ‘메르세데스 미’ 앱과 연동해 디지털 키를 등록할 수 있다. 기존 실물 키와 달리, 초광대역(UWB·Ultra Wideband) 무선통신 기술과 삼성녹스(Knox) 플랫폼의 강력한 암호화 기술이 결합돼 키 복제 위험을 줄였다. 여기에 지문·PIN 같은 다중 사용자 인증이 추가돼 보안성을 높였다. 실시간 원격 제어, 키 공유, 접근 권한 제한 등 모바일 환경에 맞춘 다양한 편의 기능도 제공한다.

특히, 디지털 키를 분실하거나 도난당한 경우 삼성 파인드 앱을 활용해 원격으로 단말기를 잠그거나 초기화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됐다. 이는 기존 NFC 기반 키 대비 사용자 통제력을 강화한 방식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는 이미 BMW·현대차 등과 협력해 디지털 키 기능을 시범 적용해 왔으며, 이번 럭셔리 브랜드 벤츠까지 삼성월렛이 진입함으로써 차세대 차량연동 서비스 주도권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차량 디지털 키 도입이 모빌리티와 커넥티드카 생태계 확장과도 연결된다고 본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차량 문 개폐부터 시동, 배터리·위치 점검, 심지어 지인간 차량공유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어 편의성 상승이 두드러진다. 자동차 기업들은 반복적인 열쇠 분실, 신규 키 발급 등 관리비용을 줄이는 한편 사용자 데이터 기반 신규 서비스도 발굴할 수 있다.
글로벌 시각에서 보면, 파나소닉·애플·구글 등도 독자적 디지털 키 솔루션 공개를 서두르고 있어 표준 주도권 확보 경쟁이 본격화됐다. 북미·유럽 시장에서는 디지털 키 관련 보안, 데이터 소유권 등을 둘러싼 규제와 보험 정책 논의가 활발하다. 국내도 향후 스마트폰 분실·해킹 등 보안 이슈 및 개인정보 활용에 따른 법제, 보험 인프라 정비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온다.
업계 전문가들은 디지털 키 상용화가 차량·모바일 융합 산업의 주도권을 좌우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 자동차·스마트폰 플랫폼 기업 모두 연결성 연동, 인증·보안 기술 고도화에 투자하는 가운데 “디지털 키 기술 상용화가 모빌리티 비즈니스 전환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산업계는 실제 소비자 채택률과 연계 서비스 진화가 시장 정착을 가를 핵심 지표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