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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초61 괴력 질주”…제퍼슨, 신화 재현→세계육상 女 100m 신기록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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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초61 괴력 질주”…제퍼슨, 신화 재현→세계육상 女 100m 신기록 탄생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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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긴장이 맴돈 도쿄 국립경기장, 스타트 총성이 울린 그 순간 관중들의 시선은 오직 결승선을 향했다. 트랙을 가르며 내달린 멀리사 제퍼슨이 숨막히는 레이스 끝에 여자 100m 결선에서 10초61을 기록, 대회신기록과 함께 우승의 순간을 끌어안았다. 이 기록은 전례 없는 폭발력과 성장세를 증명했고, 관중들은 기록이 확정되자 한동안 함성을 멈추지 못했다.

 

2025 도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제퍼슨은 10초61로 결승선을 통과, 2023년 부다페스트 셔캐리 리처드슨의 10초65를 넘어 대회 역사를 새롭게 썼다. 2위는 티나 클레이턴(10초76), 3위는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쥘리앵 앨프리드(10초84)가 차지했다. 부다페스트의 챔피언 리처드슨은 10초94로 5위에 그쳤고, 마지막 세계육상 무대에 오른 셸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11초03의 기록이었다.

“10초61 괴력 질주”…제퍼슨, 세계육상선수권 女 100m 대회 신기록 / 연합뉴스
“10초61 괴력 질주”…제퍼슨, 세계육상선수권 女 100m 대회 신기록 / 연합뉴스

특히 제퍼슨은 지난해 파리올림픽 동메달(10초92) 이후, 미국 대표 선발전에서 10초65로 물오른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자신의 한계를 0.04초 더 단축했다. 역사적으로도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10초49), 일레인 톰프슨(10초54), 프레이저-프라이스(10초60)에 이은 여자 100m 역대 네 번째 기록이다. 제퍼슨이 꾸준한 성장 끝에 ‘그리피스 조이너의 후계자’라는 평가를 받게 된 배경이다.

 

남자 100m에선 자메이카의 오빌리크 세빌이 9초77의 개인 최고 기록으로 첫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거머쥐며, 자국에 무려 10년 만의 정상 탈환을 선물했다. 2015년 우사인 볼트 이후 처음으로 자메이카 선수가 정상에 올랐으며, 키셰인 톰프슨(9초82)은 은메달, 2023년 챔피언 노아 라일스는 동메달(9초89)에 만족해야 했다. 최근 미국 선수들이 지켜왔던 남자 100m 세계선수권 우승을 다시 자메이카가 되찾는 명장면이었다.

 

10,000m 결선에서는 프랑스의 지미 그레시에가 28분55초77로 누구도 예상치 못한 쾌거를 이뤄냈다. 프랑스 선수 최초로 이 종목 세계선수권 메달을 목에 건 그레시에는 결승 직전까지 요미프 제켈차와 치열한 접전을 펼쳤고, 0.06초 차로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트랙을 가른 선수들의 집념과 긴장감, 그리고 관중의 열기 속에서 도쿄의 밤은 수많은 기록과 의미로 채워졌다.

 

도쿄의 전설적 무대 위에서 제퍼슨과 세빌이 남긴 질주와 환희는 켜켜이 쌓인 기록만큼이나 강렬했다. 빛나는 순간마다 관중들은 숨을 죽이고, 환호와 아쉬움을 함께 삼키며 또 한 번 스포츠의 깊은 울림을 나눴다. 2025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모든 명장면은 지상파 중계를 통해 다시 조용한 감동으로 시청자 곁을 찾을 예정이다.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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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퍼슨#세빌#그레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