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한돈 시세 1.86%↑…한국거래소·금거래소, 공시가와 실물가 11만 원 격차
11월 19일 금 한돈 시세가 상승하는 가운데 공시가격과 실물 거래가 사이 격차가 커지며 투자자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금값이 안전자산 선호와 환율 변수 등을 반영해 오르는 흐름 속에서, 투자 수단에 따라 체감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흐름이 금 유통 구조와 과세 체계, 실물 수요 확대 등이 맞물린 결과라고 해석하고 있다. 향후 금 가격 추이가 투자 상품 선택과 소비 패턴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일 기준 99.99% 순도 금 1kg 시세는 1g당 194,350원으로 집계됐다. 전일보다 3,550원, 1.86% 오른 수치다. 이를 한돈인 3.75g으로 환산하면 약 729,000원 수준이다. 같은 날짜 기준 한국금거래소는 금 한돈 소비자 구매가를 845,000원, 판매가를 725,000원으로 제시했다. 한국거래소 시세를 기준으로 할 때 소비자가 실제로 금 한돈을 매입하는 가격이 116,000원, 약 15.9% 더 높은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괴리가 금 시장의 구조적 특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소 금 시세는 국제 금 가격과 환율을 반영한 도매 기준 가격으로, 실시간으로 변동되는 국제 시세에 연동된다. 반면 한국금거래소가 제공하는 한돈 시세는 소비자 대상 실물 거래를 전제로 하는 소매 기준 가격이다. 여기에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진과 부가가치세, 세공·가공비, 점포 운영비 등이 더해지면서 공시가보다 비싼 최종 가격이 형성된다.
한국금거래소가 같은 날 발표한 기타 귀금속 시세도 전반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백금의 경우 한돈 기준 소비자 구매가는 313,000원, 판매가는 258,000원으로 집계됐다. 전일 대비 5,000원, 1.6% 오른 수준이다. 은 시세는 구매가 11,680원, 판매가 8,460원으로, 각각 전일보다 390원, 3.34% 상승했다. 금뿐 아니라 주요 귀금속 전반에서 가격 상승 압력이 확인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공시가와 실물가 사이에 나타나는 괴리 현상을 금 투자 시 고려해야 할 핵심 변수로 지목한다. 한 귀금속업계 관계자는 금 시세는 공시가 외에도 유통 구조와 거래 경로에 따라 실질 가격 차이가 크다며 한국거래소 금시세는 국제 시세에 기반한 도매 기준 가격이고, 한국금거래소는 소비자 거래를 반영한 소매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금을 사고파는 창구에 따라 같은 시점에도 체감 매입·매도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투자자와 소비자 입장에서는 금을 어떤 형태로 보유할지에 따라 비용 구조를 세밀하게 따져볼 필요가 커진다. 실물 한돈을 구매할 경우 앞단에서 높은 매입가를 부담하고, 되팔 때는 판매가 기준으로 되팔기 때문에 스프레드에 따른 손실 가능성을 감수해야 한다. 반면 금 현물 계좌나 금 기반 금융상품을 활용하면 유통 비용 부담은 줄일 수 있지만, 실물 인출 시에는 별도 수수료와 세금이 발생해 목적에 따라 유불리가 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귀금속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 거시경제 요인과 맞물려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한 결과라고 해석한다. 동시에 소매 시장에서의 높은 가격과 스프레드가 단기 차익을 노린 개인 투자자들에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귀금속 가격이 추가 상승하더라도 수수료와 세금, 매입·매도 가격 차이를 감안하면 실질 수익률이 기대보다 낮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금 시장과 관련된 별도 규제 변경이나 새로운 정책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최근 금 가격과 안전자산 선호가 동반 상승하는 흐름을 모니터링하는 분위기다. 세제 측면에서는 금 실물 거래에 부가가치세가 부과되고, 일정 기준 이상의 거래에는 과세당국의 모니터링이 이뤄지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향후 금 관련 금융상품 확대와 투자 수요 변화에 따라 과세·공시 체계 개선 논의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과거와 비교하면 국내 금 가격은 국제 시세와 환율, 내수 수요에 따라 꾸준한 변동성을 보여 왔다. 다만 최근에는 실물 한돈 위주 거래뿐 아니라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와 금 통장 등 간접 투자 수단이 다양해지면서 공시가와 실물가 모두를 동시에 살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귀금속 가격 흐름과 더불어 유통 구조, 세제, 매매 스프레드를 입체적으로 검토한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향후 금 시세와 귀금속 가격의 향방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주요국 통화정책, 환율 변동 등 대외 변수에 좌우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발표될 주요국 통화당국의 정책 방향과 국제 금 가격 추이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