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에너지 협력 확대 지지”…우원식, 루마니아 대통령과 한국 기업 진출 논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힌 글로벌 경제 협력 현장에서 국회 우원식 국회의장이 루마니아 대통령과 맞붙었다. 방위산업과 에너지, OECD 가입 협조, 한반도 정세를 두고 상호 이해가 교차한 가운데, 28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양측 최고위급 회담이 진행됐다. 방산 수주와 원전 공동 프로젝트는 물론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문제까지 언급되면서 외교적 파장이 예고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니쿠쇼르 다니엘 단 루마니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 방산 산업은 우수한 가격 대비 성능, 철저한 납기 준수, 현지 생산 및 기술 공유에 강점이 있다”며 현지 진출에 각별한 협력을 요청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루마니아 K9 자주포 생산에 참여 중이며, 앞으로 보병전투차량 수주가 이뤄지면 루마니아에 2천 명의 양질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국의 경제 협력은 최근 물량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루마니아 정부는 2023년 12월 휴대용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신궁’ 도입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약 1조3천800억원 규모의 K9 자주포 구매도 결정했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5년 보병전투장갑차 입찰에 도전하고 있으며, 독일과 영국 등 유럽 경쟁 업체들과 경합 중이다. 에너지 부문에서도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해 12월 체르나보더 원전 1호기 설비 개선 사업(1조2천억원 규모)을 확보하며 협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단 루마니아 대통령은 “양국 간 경제 협력이 실질적 성과를 내고 있다”며 방산·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한국의 적극적 참여와 관심을 강조했다. 이어 “루마니아는 내년 말까지 OECD 가입을 추진 중이나, 일부 기준 충족에 어려움이 있다”며 한국 정부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우 의장은 “작년 대한민국 정부가 루마니아의 OECD 가입을 지지한다고 공식 표명한 바 있고, 해당 방침은 변함없이 유지된다”고 재확약했다.
한편 최근 러시아-북한 군사 협력에 대해서도 우려가 오갔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북한의 대러시아 파병·무기 지원은 한반도 평화와 긴장 완화에 우려를 낳는다”며 루마니아 정부의 관심과 지지를 요청했다. 단 대통령 역시 “북한의 러시아 병력 파병 등 군사 지원은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전 세계적 위협”이라고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25일 루마니아 미르체아 아브루데안 상원의장, 소린 미하이 그린데아누 하원의장, 일리에 볼로잔 총리 등과 잇달아 만나 양국 교류 강화와 한반도 평화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26일 저녁에는 부쿠레슈티 동포 사회와 경제인들을 초청해 현지 정착 애로사항, 기업 애로와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위성곤·이광희 의원,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등이 이번 루마니아 방문에 동행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2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6차 세계국회의장회의에 참석해 의회 외교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어서, 향후 한-루마니아, 한-EU 경제·안보 협력 지형 변화에 정치권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