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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랄 K푸드가 K컬처 이끈다”…김혜경, UAE서 한복 차림으로 식품 외교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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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와 중동 시장을 둘러싼 소프트파워 경쟁 속에서 대통령 배우자의 역할이 부각됐다. 아랍에미리트 연합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가 할랄 인증 한국 음식 홍보전에 나서며 K푸드 외교전에 힘을 보탰다.

 

김혜경 여사는 19일 아부다비 주UAE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할랄 인증 K푸드 홍보 행사에 연한 옥빛 한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한국문화원 내 행사장에는 라면, 한우, 딸기 등 할랄 인증을 받은 다양한 한국 식품이 전시돼 중동 시장 진출 가능성을 점검하는 자리로 진행됐다.

먼저 김 여사는 삼양식품 제품을 독점 납품하는 UAE 기업 부스를 찾아 현지 소비자들과 함께 불닭볶음면을 시식했다. 그는 “라면도 할랄 인증이 되느냐”고 묻고, 직접 맛을 본 뒤 “매운데 맛있다”고 말하며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맵기를 느끼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으면서 중동 시장에서의 K라면 경쟁력에 기대감을 드러낸 셈이다.

 

이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부스에서는 할랄 인증 절차를 거친 한우 등심구이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김 여사는 중동 현지에서 한국 딸기를 재배하는 업체 관계자와도 만나 재배 여건과 수출 확대 방안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그는 한국산 농식품의 품질을 강조하면서 “한국 음식이나 화장품이 훌륭하다”고 소개했고, “UAE 대통령의 모친인 파티마 여사님이 뭘 바르냐고 물어보셨다”고 전해 K뷰티에 대한 관심도 언급했다.

 

행사장에서는 현지 한류 팬들과의 교류도 이어졌다. 김 여사는 현지인들과 다과를 함께하며 “드라마는 뭘 보느냐, 한국말을 왜 이렇게 잘하시냐”고 물었다. 이에 현지인들이 한국 드라마에 대한 높은 관심을 전하자 김 여사는 “대한민국 홍보대사를 하셔도 되겠다”고 격려했다. 자연스럽게 K드라마와 K푸드가 연결되는 소비 문화가 중동에서도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 여사는 행사 소감을 밝히며 “음식은 먹다 보면 자연스럽게 익숙해지는 법이며 이것이 바로 K푸드와 K컬처의 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K푸드 수출 확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하며, 식품과 문화가 결합한 한류 외교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날 행사에는 UAE와 이집트 등 중동 지역에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K푸드를 소개해온 인플루언서들도 초청됐다. 김 여사는 이들과도 인사를 나누며 온라인을 통한 한국 음식 홍보 현황을 들었다. SNS 영향력이 큰 중동권에서 현지 인플루언서를 매개로 한 민간 차원의 식품 외교가 확장될 수 있다는 관측도 뒤따랐다.

 

김 여사는 전날에도 UAE 소재 대학의 한류 동호회 회원들을 만나 한국 음악과 드라마, 문화를 소개하며 중동 청년층과의 접점을 넓혔다. 전날 열린 UAE와의 문화 교류 행사에서는 소프라노 조수미가 부른 그리운 금강산을 듣다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감정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문화 외교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혜경 여사의 중동 일정이 이재명 대통령의 국빈 방문과 맞물려 K푸드와 K컬처를 전면에 내세운 경제·문화 외교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할랄 인증 식품 홍보가 중동 시장에서 한국 농식품과 소비재 수출 확대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제기된다. 정부는 향후 중동 지역과의 경제 협력과 더불어 문화·식품 교류를 결합한 외교 행보를 지속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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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이재명대통령#할랄k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