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속 득점 쐐기”…정윤주, 흥국생명 힘겨운 역전→컵대회 첫 승리
여수 진남체육관, 그 뜨거운 코트 위에서 흐르는 긴장과 기대감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짙어졌다. 4세트 중반, 17-14 상황에서 이어진 정윤주의 5연속 득점은 경기장의 분위기를 완전히 뒤흔들었다. 점점 벌어지는 점수 차에 흥국생명 벤치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고, 페퍼저축은행 측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조별리그 A조 2차전. 흥국생명이 23일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세트 점수 3-1(21-25 25-16 25-15 25-17) 역전승을 거뒀다. 1세트를 내주고도 후반으로 갈수록 압도적 흐름을 이끈 힘은 결국 정윤주의 손끝에서 비롯됐다. 그녀는 블로킹 1개, 서브 에이스 2개를 포함해 양 팀 최다인 27득점을 기록하며 흥국생명의 첫 승을 견인했다.

경기 초반, 흥국생명은 1세트 막판 고예림의 블로킹과 박은서의 오픈 공격, 고예림의 서브 에이스에 연이어 실점하며 21-25로 세트를 빼앗겼다. 그러나 곧바로 반격이 시작됐다. 2세트 들어 정윤주와 문지윤, 이다현이 나란히 40%가 넘는 공격 성공률을 보이며 페퍼저축은행의 수비를 흔들었고, 반면 상대 고예림은 공격 성공률이 28.57%로 떨어졌다.
3세트 역시 흥국생명이 빠르게 흐름을 장악해갔다. 초반 8-4에서 문지윤이 연달아 서브 에이스를 터뜨리며 승기를 잡았고, 25-15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마지막 4세트에선 정윤주가 결정적인 5연속 득점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고, 팀은 25-17의 점수로 경기를 완성했다.
이날 정윤주는 에이스답게 확실한 존재감을 보였다. 문지윤도 17점을 더했고, 박민지와 이다현도 각각 15점과 10점으로 득점에 힘을 보탰다. 주전진영 모두가 두 자릿수 활약을 펼친 끝에 조별리그 1승 1패로 다음 라운드 진출의 희망을 높였다.
경기 후 요시하라 도모코 감독은 흥국생명 부임 이후 공식전 첫 번째 승리를 기록하며 선수단과 기쁨을 나눴다. 반면 페퍼저축은행은 2연패, 컵대회 통산 11전 전패의 부담을 안게 됐다. 승패가 교차한 현장에서는 선수와 팬 모두가 각자의 이야기를 새겼다.
조용히 남아선울리는 점수판, 담담하게 걸어나가는 선수들. 땀과 환호, 그리고 하나의 승리가 남긴 긴 여운 속에서 주말 스포츠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된다.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조별리그는 앞으로도 진한 감동과 승부의 드라마를 예고하며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