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열 담수화, 강릉 현장 실증”…KIST, 에너지 30% 절감 효과
차세대 담수화 기술이 기후변화에 따른 물 부족 문제의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태양열과 막증류법을 결합한 바닷물 담수화 시스템의 현장 실증을 강릉에서 이달부터 11월까지 실시한다고 밝혔다. 에너지 소비를 30% 줄이고 담수 생산 효율을 9.6% 개선한 이 기술이 상용화 단계로 진입할 수 있을지 산업계와 지역사회 모두 주목하고 있다.
막증류(Membrane Distillation)는 뜨거운 바닷물로부터 생성된 수증기가 미세한 구멍을 가진 막을 통과해 응축되는 원리로, 비교적 낮은 온도와 압력에서도 담수를 생산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주로 고온·저압 환경을 요구하는 역삼투법(RO: Reverse Osmosis)이나 증발법과 비교해 에너지 효율성이 뛰어나고, 탄소 배출량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KIST가 개발한 기술은 태양광 집열을 통해 추가 동력 소모 없이 해수를 가열하며 기존 대비 혁신적인 에너지 절감 효과를 보였다.

이번 현장 실증은 강릉원주대 해양과학교육원 인근 바닷물을 실시간 공급받아 설비의 작동 안정성과 담수화 품질, 일일 생산량의 경제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이미 해외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 등지에서 차세대 담수화 기술의 상용화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우리나라가 실제 해양성 기후와 환경에서 지속 실증을 추진하는 것은 드문 사례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들은 “막증류 기술이 기존 바닷물 정수화 대비 온실가스 저감 및 설비 유연성 면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향후 상용화를 위해서는 자료 축적 및 대형화 등의 추가 고도화와, 정수 품질에 관한 정부 인증 및 환경 평가 기준 충족이 선결 과제다. 구혁채 과기정통부 1차관은 “지속적 실증을 통해 안전성과 경제성을 입증한다면, 가뭄 해소는 물론 해안 도시, 도서지역 등 물 공급 취약지의 수자원 확보 체계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