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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계주 금메달로 쏜 심장”…이재성, U대회 질주→200m 동메달까지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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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계주 금메달로 쏜 심장”…이재성, U대회 질주→200m 동메달까지 환호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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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응원과 한마음으로 모인 관중의 숨결이 경기장을 뒤덮던 순간, 이재성의 몸짓은 확신을 품은 날갯짓이었다. 세계대학경기대회 남자 400m 계주 결승, 지금까지 역사에 없던 환호가 로르하이데 스타디움에 울려 퍼졌다. 질주와 엇갈린 시선, 마지막 바통을 건네는 손끝 하나까지 경기장의 열기가 이재성과 대표팀의 금빛 순간과 맞닿아 있었다.

 

27일 독일 보훔 로르하이데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32회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 이재성은 서민준, 나마디 조엘진, 김정윤과 힘을 합쳐 38초50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한국이 세계대학경기대회 육상 남자 400m 계주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이번이 역사상 처음이다. 관중들은 새로운 역사의 탄생 앞에 열렬한 박수로 환호했다.

“U대회 첫 계주 금메달”…이재성, 400m 계주 우승·200m 동메달 수확 / 연합뉴스
“U대회 첫 계주 금메달”…이재성, 400m 계주 우승·200m 동메달 수확 / 연합뉴스

계주 우승의 기세를 이어, 이재성은 남자 200m 결선에서도 값진 메달을 목에 걸었다. 25일 열린 결선에서 20초75로 3위를 차지하며, 1985년 이후 40년 만에 이 대회 남자 200m에서 한국인 메달리스트의 이름을 올렸다. 예선과 준결선을 전체 1위로 통과한 이재성이었다. 하지만 준결선 이후 종아리 경련이라는 뜻밖의 악재가 그를 흔들었고, 결승에서 최상 컨디션을 펼치진 못했으나 동메달의 감동은 더욱 깊어졌다.

 

작년 중국 청두 대회에서 결승 문턱에 멈췄던 아쉬움은 환호와 환희로 바뀌었다. 이재성은 대회를 마친 뒤 "준결선 뒤 근육 경련으로 제 기량을 다 보여주지 못한 점, 그리고 한국 기록 경신에 실패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으나, 계주 금메달의 기쁨과 200m 동메달의 의미를 누구보다 크게 느꼈다고 전했다.

 

국가대표팀의 3번 주자이자 맏형 이재성은 이번 쾌거 이전에도 남다른 이력을 쌓아왔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400m 계주 동메달의 주역이었으며, 올해 5월 한국 신기록(38초49)을 수립한 계주팀에서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의 꾸준한 성장과 기록 경신은 후배 선수에게도 이정표가 되고 있다.

 

김국영의 100m 한국 기록(10초07)을 롤모델 삼아, 이재성 역시 자신의 한계에 도전 중이다. 최고 기록 100m 10초32, 200m 20초53을 보유한 이재성은 "한국 일인자가 되고 싶다. 올 시즌엔 200m와 계주에 집중했지만 앞으로 100m 역시 도전하며 9초대 진입을 꿈꾼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종 목표는 올림픽 무대다. 2028년 로스앤젤레스에서 100m와 400m 계주 모두 태극마크를 달고 결승선을 향해 달리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금메달의 의미와 함께, "자신 있다"던 이재성의 단단한 목소리가 앞으로의 행보를 예고했다.

 

뜨겁게 뛰던 날, 박수와 환호가 잦아들던 끝자락에 남는 건 도전하는 이의 얼굴이다. 세계대학경기대회를 수놓은 이재성과 한국 육상대표팀의 이야기는 그 이상의 울림으로 기억됐다. 이재성의 메달 사연과 올림픽 향한 또 한 번의 질주는 2025년 7월, 독일의 여름밤에 아로새겨졌다.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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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400m계주#u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