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공식 매입”…체코 중앙은행, 디지털 자산 실험에 글로벌 파장
현지시각 13일, 체코 중앙은행(CNB)이 사상 처음으로 비트코인(BTC)을 매입하며 공식적으로 디지털 자산 시장에 진입했다. 이번 결정은 ‘테스트 포트폴리오’ 형태의 시범 보유로, 기존 외환보유액과는 별도로 약 1백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과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예금을 포함해 구성됐다. 체코 중앙은행의 이 같은 행보는 중앙은행이 블록체인 기술과 디지털 자산 관리 체계를 실제로 검증하는 첫 실험 사례다.
체코 중앙은행은 2025년 1월부터 내부적으로 디지털 자산이 금융 시스템에 미칠 영향과 관리 방안을 논의해 왔다. 이번 투자는 단순한 자산 운용이 아닌, 블록체인 기반 자산을 직접 보유하면서 내부 위험관리 절차와 기술적 시스템을 점검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으며, 전량 외부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취득했다. 과거 중앙은행들은 암호화폐에 신중한 행보를 보여왔으나, 체코중앙은행은 실제 실물 보유 실험을 통해 새로운 금융 인프라 가능성을 타진하는 움직임이다.

이러한 시범 매입은 최근 글로벌 중앙은행들 사이에서 디지털 화폐(CBDC) 및 디지털 자산에 대한 연구와 논의가 확산되는 국제적 흐름과 궤를 같이 한다. 체코 중앙은행은 공식적으로 이번 투자가 기존 외환보유액 운영 방식의 전환이나 자산 확대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테스트 포트폴리오에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예금 등 전통 및 신흥 금융 기술을 병행한 점은 미래의 블록체인 결제망, 토큰화 국채 등 금융혁신 시도를 위한 데이터 축적 의지가 읽힌다.
국제 외환·블록체인 시장은 체코 중앙은행의 비트코인 직접 보유 실험에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편에서는 EU 금융 규제 환경 하에서 중앙은행이 암호화폐를 표면적으로 실험 자산으로 받아들인 첫 사례라는 점을 주목한다. 반면 일부 전문가와 업계는 비트코인과 같은 고변동성 자산을 중앙은행이 직접 관리할 때 금융시스템 안정성, 거래소 의존도 등이 새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규제권 편입의 신호”와 “거버넌스 주도의 규제 강화 전조”라는 의견이 동시에 떠오르며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알레스 미클(Ales Michl) 체코 중앙은행 총재는 “시범 포트폴리오는 디지털 자산의 역할과 영향을 중앙은행 입장에서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향후 외환보유액 다변화 여부를 판단하는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예금 등 다양한 유형의 디지털 자산도 포트폴리오에 포함해 변화하는 금융 환경을 체계적으로 연구할 계획”임을 강조했다.
체코 중앙은행은 향후 2~3년간 시범 운용 후 취득, 관리, 위험통제 경험을 공개하고, 프로젝트 종료 시 종합 평가 보고서도 발간할 예정이다. CNN 등 주요 외신은 “중앙은행이 디지털 자산을 테스트하게 되면서 블록체인 기술과 제도권 금융의 접점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단기적으로 이 같은 실험이 국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향후 유럽 금융 규제 체계와 디지털 자산의 제도권 내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정책적 실험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디지털 자산 수용 논의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