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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위성정보 해커톤 열기 경상대 한림대, 뉴스페이스 인재 부상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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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정보와 인공지능을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을 겨냥한 대학생·스타트업 해커톤에서 경상국립대학교와 한림대학교 학생 연구팀이 대상을 거머쥐었다.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경상국립대학교가 함께 마련한 2025 스페이스 해커톤은 민간 위성정보 시장 확대를 전제로, 데이터 활용 알고리즘과 서비스 기획 역량을 겨루는 장으로 기획됐다. 업계와 학계는 이번 행사를 뉴스페이스 시대 우주 데이터 인재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우주항공청이 주최하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경상국립대학교가 공동 주관한 2025 스페이스 해커톤 본선 대회는 25일부터 27일까지 경상국립대학교에서 열렸다. 해커톤은 초고해상도 관측 위성 등에서 내려오는 방대한 위성영상 데이터를 민간 서비스로 전환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기술을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대회에는 대학생과 스타트업 종사자 등 114개 팀, 284명이 참가 지원했으며, 서류와 예선을 통과한 30개 팀 75명이 본선에 진출해 사흘 동안 경쟁했다. 본선에서는 위성정보 빅데이터 활용 아이디어, 위성활용 비즈니스 모델, 초소형위성 임무 아이디어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경연이 진행됐다.  

 

첫날인 1일차에는 개막식과 함께 인공지능 전문가 강연, 팀빌딩 프로그램이 진행돼 위성데이터 특성과 AI 분석 기법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특히 위성 영상의 시계열 분석, 객체 인식, 이상 징후 탐지 등 AI 모델 활용 사례가 소개되며 참가자들의 아이디어 방향을 구체화했다.  

 

2일차에는 위성정보 활용 기업인 텔레픽스를 비롯한 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강연과 멘토링 세션이 집중 운영됐다. 현업 멘토단은 고정밀 위치 정보와 영상 데이터를 결합한 물류 관제, 재난 감시, 농업 모니터링 등 실제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아이디어를 다듬도록 코칭했다.  

 

3일차에는 멘토링 의견을 반영해 수정한 최종 결과물을 바탕으로 본선 심사가 진행됐다. 참가 팀들은 위성영상 기반 지능형 서비스 시연, 비즈니스 모델 구조, 수익화 전략, 글로벌 확장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제시했다. 이어 부문별 수상팀을 발표하는 시상식이 열렸다.  

 

부문별 대상인 우주항공청장상은 경상국립대학교 조선 강태공팀, 한림대학교 NBRM 석석박박팀 등 3개 팀이 차지했다. 이들 팀은 위성데이터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서비스 기획과 AI 분석 기술 접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외에도 15개 팀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상, 경상국립대학교총장상이 포함된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수상했다.  

 

수상팀에는 상장과 함께 총 8700만 원 규모 상금이 주어졌다. 더불어 해외 우주기관 탐방 프로그램에 참여해 글로벌 위성산업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이는 국내 인력이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우주 강국의 위성정보 활용 사례를 직접 학습하고, 국내 사업모델에 접목할 수 있는 교두보로 평가된다.  

 

이번 대회에서 눈에 띄는 점은 AI 시대 흐름에 맞춰 위성정보와 인공지능을 연계한 사업모델이 다수 제안됐다는 점이다. 참가팀들은 위성영상 기반 선박·빙산 탐지 알고리즘을 적용한 북극항로 안전 운항 지원, 산불과 홍수 등 재난 조기 감지를 위한 자동 탐지 모델, 도시 열섬 현상 모니터링과 에너지 효율 관리 서비스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놨다.  

 

특히 북극항로 개척과 같은 국정과제에 부합하는 아이디어가 여럿 제출됐다. 고위도 해역에서의 해빙 분포를 위성영상으로 분석하고, AI가 항로별 위험도를 실시간 산출해 선박 운항 경로를 제안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개념이 상용화될 경우, 극지 항로 운항의 비용과 리스크를 눈에 띄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주항공청과 항우연은 이번 해커톤을 단발성 공모전이 아닌 위성정보 생태계 조성을 위한 장기 프로그램의 출발점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위성에서 수집한 원시 데이터를 민간이 활용 가능한 형태로 개방하고, AI 기반 분석 툴과 클라우드 연동 환경을 제공하는 방식의 후속 지원도 논의되고 있다.  

 

이상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뉴스페이스 시대를 주도할 인재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청년들이 제시한 참신한 아이디어가 AI 등 첨단 기술과 결합해 위성정보 활용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공공 연구기관이 데이터와 인프라를 제공하고, 민간과 학계가 서비스 기획과 기술 개발을 맡는 분업 구조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윤영빈 우주항공청 청장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우주항공 5대 강국 실현을 뒷받침할 혁신 인재 양성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그는 우주항공을 꿈꾸는 청년들이 도전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과 연구로 연결할 수 있도록 정책과 재정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경상국립대학교와 한림대학교 학생팀의 수상이 지역 거점 대학 기반 우주 데이터 인재 양성 모델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보고 있다. 위성정보와 AI 융합 기술이 확산될수록 해커톤과 같은 개방형 R&D 플랫폼의 중요성도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계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발굴된 아이디어와 인재들이 위성정보 상용 서비스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보는 분위기다.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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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국립대학교#한림대학교#우주항공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