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글로벌 주도권, 미중 격돌 본격화”…오픈AI, 즈푸AI 등 중국 기업 견제 강화
현지시각 25일, 미국(USA)의 인공지능(AI) 선두기업 오픈AI(OpenAI)가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China) AI 스타트업 즈푸AI(Zhipu AI)의 글로벌 시장 확대와 거액 정부 투자 실태에 주목하며 견제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오픈AI는 특히 중국 정부의 전략적 지원을 등에 업은 즈푸AI가 신흥국 정부 및 국영 기업들과 다수의 AI 솔루션 계약에 성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글로벌 AI 주도권을 둘러싼 미중 기업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고서에 따르면, 즈푸AI는 화웨이(Huawei) 등 중국 대형 ICT 업체와 협력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케냐 등 신흥 시장에 맞춤형 LLM(대규모 언어모델)과 전용 하드웨어 인프라를 공급하며 비미국 중심의 AI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중국 정부는 즈푸AI에 약 14억 달러(한화 1조8800억원 상당) 이상을 투자하는 등 영향력 확대를 위한 적극적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즈푸AI는 '책임감 있고 투명한' 중국형 AI 생태계를 표방하며, 자국 기술 표준을 해외 시장에 전파하는 것을 전략 목표로 삼았다. 중국 공산당의 전략적 지도 아래 딥시크, 문샷AI, 미니맥스 등 스타트업, 바이두, 알리바바 등 대형 ICT 그룹과 함께 중국 대표 AI 진영의 핵심축으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중국 AI 기업의 약진에 대해 미국 상무부(U.S. Department of Commerce)는 지난 1월 즈푸AI를 수출 통제 명단에 추가해 직접적 부품·기술 공급을 제한했다. 그럼에도 즈푸AI 등 중국 기업들은 기존 공급망을 빠르게 전환하거나 신흥국 정부와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면서 글로벌 존재감을 넓혀가고 있다. 오픈AI 역시 아시아와 중동에서 '국가를 위한 오픈AI(Initiative for Countries)' 프로그램 등 협력 모델을 통해 각국의 주권형 AI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이번 오픈AI의 보고서 발표에 대해 CNN 등 주요 외신은 "AI를 둘러싼 미중 전략경쟁이 단순 기술개발에서 정책, 인프라 지원 경쟁으로 확대됐다"고 전했다. 글로벌 시장 리서치 기관들은 특히 정책 리스크가 AI 산업 전반의 주가 변동성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국제 규제 및 각국 정부의 투자 전략이 기업의 중장기 성장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AI를 둘러싼 지정학적 경쟁이 당분간 더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수출 규제, 중국 정부의 대규모 투자, 신흥국 정부의 행보가 한데 맞물리며 글로벌 AI 산업 질서가 새롭게 재편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미중 AI 견제 구도가 향후 세계 AI 산업 패권 구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