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 6개월간 80% 상승”…원전·SMR 수주 기대에 성장 스토리 강화
원전과 SMR 수주 기대가 재부각되면서 두산에너빌리티 주가가 단기 조정에도 불구하고 강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6개월 새 80%를 웃도는 급등세를 기록한 가운데, 대형 원전과 SMR, 가스터빈 등 에너지 인프라 전반에 걸친 구조적 성장 스토리가 투자 심리를 지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향후 대형 프로젝트 수주 가시성과 수익성 개선 속도가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1월 27일 장중 기준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78,900원으로 전일 대비 1.54% 상승 중이다. 시가는 79,400원에서 출발해 장중 79,900원까지 올랐다가 78,500원까지 밀리는 등 강세 흐름 속에서도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거래량은 약 170만주 안팎으로 최근 일 평균(약 615만주)보다 적지만, 전일 급등에 이은 이틀째 강세가 이어지며 수급 열기는 유지되는 모습이다.
![두산에너빌리티[03402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127/1764211308901_841484128.jpg)
최근 한 달(10월 28일~11월 27일) 동안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8만6,400원 수준에서 출발해 현재 7만8,000원대까지 내려오며 약 9% 조정을 받았다. 같은 기간 장중 고점은 10월 29일 기록한 9만7,400원, 저점은 11월 24일 7만1,700원으로, 한 달 사이 약 2만5,000원 폭의 넓은 박스권을 오갔다. 6개월로 범위를 넓히면 5월 말 4만2,000원대에서 현재 7만8,000원대까지 상승해 80% 중반대 수익률을 기록, 중장기 기준으로는 뚜렷한 우상향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
기술적 흐름을 보면, 11월 27일 종가 기준 주가는 7만9,000원으로 단기 지표인 5일 이동평균선(약 7만5,000원)을 상향 돌파한 상태다. 20일선(약 7만9,000원대) 부근에서 치열한 매물 소화가 이어지고 있고, 60일선은 7만2,000원 안팎에서 우상향 중이다. 최근 한 달 일일 등락률 표준편차가 4~5%에 달해 변동성이 상당한 구간으로 분류되지만, 대형 원전·SMR 이슈를 둘러싼 테마 수급이 추세 자체를 지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행동이 눈에 띈다. 외국인은 11월 19일부터 24일까지 엿새 중 네 거래일에서 200만주가 넘는 순매도를 기록했다. 특히 11월 21일에는 미국발 AI·SMR 성장주 조정 여파가 겹치며 100만주가 넘는 물량을 쏟아냈고, 당시 주가는 장 초반 5%대 급락을 경험했다. 다만 25일부터는 6만여주 순매수를 시작으로 26일에는 약 44만주를 사들이는 등 단기간에 매도 물량을 되돌리는 양상이 나타났다. 같은 기간 기관은 약 85만주를 순매수해 외국인 매물을 상당 부분 받아낸 것으로 집계됐다.
동일 업종 내 비교에서도 존재감이 부각된다. 현대로템, 레인보우로보틱스,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등과 비교할 때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날 약 1.5% 상승을 기록해 로봇·방산주보다 완만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은 약 50조 원대로 비교군 가운데 가장 크며, 코스피 전체에서는 7위에 올라 대형주 그룹 중심에 자리한다. 외국인 지분율은 약 23%로 현대로템(약 33%), 두산밥캣(약 37%)보다는 낮지만, 레인보우로보틱스·두산로보틱스보다는 높은 중위권 수준이다. 매출과 자산 규모는 업계 최상위지만 ROE와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성장 기대가 선반영된 밸류에이션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재무 지표를 보면 성장성과 수익성 사이의 괴리가 확인된다. 연간 매출액은 2022년 15조4,211억 원에서 2023년 17조5,899억 원으로 확대됐고, 2024년 16조2,331억 원, 2025년 16조9,361억 원 수준이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2022년 1조1,061억 원, 2023년 1조4,673억 원에서 2024년 1조176억 원, 2025년 9,373억 원으로 추정돼 단기적으로 마진 압력이 커지는 구조다. 영업이익률은 2023년 8.34%에서 2024년 6.27%, 2025년 5%대 중반으로 하락하는 흐름이고, 순이익률도 3% 내외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익성 기초 체력인 ROE는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11.7%에서 2023년 0.78%로 흑자 전환한 뒤, 2024년 1.52%, 2025년 2.58% 수준이 전망된다. 부채비율은 120%대, 당좌비율은 80% 안팎으로,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수적인 인프라 기업 특성을 감안하면 재무건전성은 중상위권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PER는 적자·흑자 전환 구간 특성상 해석에 제약이 있지만, PBR은 1배 중반대로 현대로템·레인보우로보틱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네이버증권 기준 국내 증권사 컨센서스 투자의견은 ‘매수(4.00점)’이며, 목표주가는 10만6,375원으로 현재가 대비 30%대 중후반의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정리된다.
최근 주가를 움직인 핵심 요인은 다섯 가지 축으로 요약된다. 우선 SK증권이 두산에너빌리티에 대해 ‘매수’ 의견과 9만2,000원 목표주가를 제시하며 커버리지를 개시한 점이다. 보고서에서는 내년부터 대형 원전과 SMR 분야에서 실질적인 수주 가시성이 높아질 것으로 평가하며, 2026년에는 원전과 가스터빈이 동반 성장하고 2027년에는 EBITDA 2조 원 수준을 달성할 수 있다는 중장기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러한 분석은 최근 7만 원대 후반까지 이어진 랠리의 정당성을 강화하는 재료로 작용했다.
정책·산업 측면에서는 한·튀르키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전력이 시놉 원전 프로젝트 수주전에 본격 참여하게 됐다는 소식이 촉매 역할을 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APR1400 등 대형 원전 핵심 설비 공급 경험을 가진 대표 업체로, 시놉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오를 경우 직접적인 수주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으로 시장에서 분류되고 있다. 같은 시기 국내 풍력 에너지 관련주가 동반 강세를 보이면서 에너지 인프라 전반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원전·풍력·가스터빈을 모두 포트폴리오에 담은 두산에너빌리티는 테마 수급 교차 수혜를 받는 구조를 확보했다.
기술 경쟁력 강화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수입에 의존하던 원전 핵심 부품 ‘CEDM(제어봉 구동장치) 노즐’을 약 45개월 만에 국산화해 IR52 장영실상을 수상하면서, 원전 공급망 안정성과 기술 자립도가 한 단계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 성과가 향후 국내외 원전 수주 경쟁에서 가격·납기·품질 측면의 경쟁력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전 사업부의 장기 수익성 개선과 신규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재료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글로벌 SMR 파트너십 역시 중요한 모멘텀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미국 SMR 기업 X-에너지가 최근 약 7억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를 유치하며 시리즈D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이로 인해 글로벌 SMR 산업 성장성에 대한 신뢰가 강화됐고, 두산에너빌리티가 장기적으로 SMR 핵심 설비·부품 공급사로서 입지를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다만 11월 중순 미국발 AI·SMR 성장주 조정과 ‘거품론’ 논쟁이 부각되면서 관련주가 동반 약세를 보였고, 두산에너빌리티 주가 역시 하루 5%대 급락을 겪는 등 외부 테마 심리에 민감한 모습을 노출했다.
비재무적 요인도 투자 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 최용길 상무의 우리사주 인출에 따른 보유 주식 증가 공시는 내부자가 중장기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지역사회 공헌, 현장 탐방 프로그램 확대 등 ESG 활동 역시 에너지 장비·인프라 업종 특성상 우수 인력 확보와 이해관계자 신뢰 형성에 기여해, 장기적으로는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지탱하는 요소로 평가된다.
테마 측면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SMR 대표 종목이자 에너지 인프라 핵심주로 자리 잡았다. 대형 원전, SMR, 가스터빈, 풍력, 수소 등 에너지 전환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수혜를 기대할 수 있어, 원전 수출, 탄소중립 정책,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이슈가 부각될 때마다 시장 관심이 집중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 한 달간에는 시놉 원전 관련 뉴스, X-에너지 투자 유치, CEDM 노즐 국산화, SK증권 리포트 등이 각각 수주 기대, SMR 성장, 기술 경쟁력, 브로커리지 커버리지라는 서로 다른 축에서 연속적으로 모멘텀을 제공했다.
경쟁사와의 비교에서는 매출 규모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강점으로 꼽힌다. 일부 경쟁사가 방산, 로봇, 특정 장비 등 단일 사업에 집중한 것과 달리, 두산에너빌리티는 대형 원전·SMR·가스터빈·풍력·수소 등 여러 에너지 장비 사업을 아우르고 있어 수주 사이클이 분산되는 장점이 있다. 반면 ROE와 순이익 변동성이 높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현대로템이 20% 후반대 ROE를 기록하며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과 달리, 두산에너빌리티는 1~2%대 ROE에 머무르고 있어 이익 체력 보강이 과제로 남아 있다. 시장에서는 ROE와 영업이익률이 동반 개선될 경우 현재 1배 중반대 PBR이 추가적인 리레이팅 구간으로 전환될 여지는 충분하다고 본다.
향후 투자 전략 측면에서 증권가에서는 단기와 중기 시나리오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7만7,000원 안팎이 직전 급등 구간 지지선, 7만1,000원대가 최근 한 달 저점으로 의식되는 만큼, 이 구간을 중심으로 8만5,000원~9만 원대 매물대를 소화하는 박스권 흐름 가능성이 제기된다. 보수적인 시각에서는 7만1,000원선이 무너질 경우 6만 원대 후반까지 기술적 조정이 확대될 소지를 언급하고 있고, 낙관적인 시각에서는 9만 원선 안착 후 9만2,000원(일부 증권사 목표가)과 10만6,000원대(시장 컨센서스 목표가 평균) 돌파 시도를 점치는 전망도 있다.
중기적으로는 이미 6개월간 80% 넘게 오른 주가 수준을 감안할 때, 대형 원전·SMR 수주 실체화와 마진 개선 속도가 향후 주가 재평가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원전·SMR·에너지 인프라 테마 특유의 높은 변동성, 대형 프로젝트 수주 시점 불확실성, 해외 정책·규제 변화, 원자재·금리·환율 등 외부 변수도 상시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단기 테마 과열 구간에서 레버리지 투자나 고평가 구간 추격 매수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도, 구조적 에너지 전환 흐름 속에서 두산에너빌리티의 장기 성장 스토리에는 여전히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당국과 업계는 향후 글로벌 에너지 정책, 원전 수출 협력, 탄소중립 이행 속도에 따라 관련 수주 환경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대형 원전·SMR 프로젝트 구체화와 주요국 정책 발표 일정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