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8월 산업생산, 예상치 하회”…수출·내수 동반 부진에 경기 우려 확산

현지 시각 15일, 중국(China) 국가통계국은 8월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에 그치면서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전망치를 모두 밑돌았다고 발표했다. 미·중(USA-China) 무역 갈등 심화와 내수 부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최근 수개월간 이어진 경기 둔화 우려가 경제 각계로 확산되고 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8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4.5%)보다 높았으나, 로이터 전망치(5.7%)와 블룸버그 예측(5.6%)에는 미달했다. 소매판매 역시 3.4% 증가하며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은 성장폭을 기록했다. 특히 1~8월 누적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이 0.5%로 2020년 이후 최저치를 보인 점이 경제 전반의 불안감을 더했다.

산업 전문가들은 도로, 전력망, 공장, 부동산 등 농촌 이외 주요 부문에서의 자본 투자 부진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주택 시장의 침체도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8월 신규 주택 가격은 전년 대비 2.5% 하락해, 2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수출 부문의 성적도 기대에 못 미쳤다. 8월 중국의 수출은 전년 대비 4.4% 증가하며 로이터(5.0%) 전망치는 물론 7월 기록(7.2%)보다도 저조했다. 국가통계국은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과 불안정 요인이 국가 경제에 상당한 도전과 위험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Hong Kong)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내수 침체, 미·중 무역마찰, 부동산 침체 등을 지표 둔화의 주요 배경으로 분석했다. 영국(UK) 파이낸셜타임스 역시 무역전쟁과 소비 침체가 성장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싱크탱크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쉬톈천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각종 소비 부양책에도 8월 소매판매가 크게 늘지 않았다”며 “4분기 이후 주요 지표의 추가 악화가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가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글로벌 경기 전체에도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의 경기 부진 지속으로 정부가 추가 경기부양책 추진 압박에 놓였다”고 평가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황즈춘 이코노미스트는 “당국이 규제 정책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지만, 단기간에 실질적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중 무역 협상은 현지시각 14일부터 스페인(Spain) 마드리드에서 재개됐다. 올해 5월 스위스(Switzerland) 제네바 회담에서 잠정 합의한 관세 인하 및 유예 조치가 오는 11월 10일까지 연장된 가운데, 아직 구체적 실행 합의는 나오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합의 여부에 따라 양국 및 글로벌 경기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단기 내 추가 경기 부양책을 선보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만, 생산·투자 부문 심리 회복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와 기업들은 미·중 무역 협상과 베이징 당국의 후속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중국 경제지표 부진이 향후 글로벌 경기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