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 통제, 세계 공동책임”…GPA, 개인정보 보호 새 전기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보급과 확산이 개인정보 보호 체계와 데이터 통제방식의 패러다임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데이터가 사회·산업 전반을 연결하는 AI 시대에, 국가 간 협력 및 규범 정립에 대한 필요성이 전례 없이 커진 셈이다. 전 세계 95개국 148개 개인정보 감독기구가 한자리에 모인 GPA(Global Privacy Assembly) 서울 총회가 16일 개막되면서 업계는 개인정보 규제와 AI 윤리 기준 논의의 분기점으로 주목하고 있다.
GPA 총회는 개인정보 보호 분야 최대 규모의 국제 행사가운데 하나로, 올해 서울에서 열린 회의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중심으로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국 감독기관과 산업계·학계·시민사회 등 1000여 명이 대거 참석했다. 올해 주제는 'AI 시대의 개인정보 이슈'로, AI 발전과 함께 개인정보 침해 위험과 보안·신뢰 문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집중 조명한다.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AI가 생활과 업무의 모든 분야에 확산되면서, 편익과 함께 개인 데이터 관리의 중요성과 복합적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생성형 AI에서 에이전트형 AI로의 진화와 멀티 에이전트 환경의 도래가 프라이버시 취약점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간 상호작용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여러 단계로 유출되거나 취약점이 늘어날 가능성을 짚은 것이다.
이번 총회는 GDPR(유럽 일반 개인정보보호법), 미국 프라이버시 규정 등 기존 논의 무대를 아시아로 확장하며 글로벌 규범 격차를 줄이는 실질적 협력의 장이 될 전망이다. 개인정보 보호와 이용자 통제권, 데이터 활용의 신뢰성과 관련해 AI 기반 데이터 흐름의 초국경성에 맞춘 정책·규제 방향도 핵심 의제로 제시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AI 활용의 기회와 리스크가 국가·산업 경계를 넘어 맞물리면서 데이터 통제가 전 지구적 공동과제가 됐다"고 본다.
고 위원장은 "국가별 제도·기술 격차로 인한 혜택 불균형은 AI가 심화시킬 수 있다"면서, 국가 간 규범·신뢰 격차 해소와 데이터 거버넌스 강화를 위해 GPA가 논의를 넘는 실천적 협력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유럽, 미국, 일본 외에도 이번 총회에는 다양한 아시아, 아프리카 개인정보 감독기구가 다수 참여해, AI 시대 데이터 보호의 포괄적 지평을 넓힐 계기가 되고 있다.
총회 기간에는 오픈소스데이, 연합학술대회, 정책포럼 등 다층적 논의와 네트워킹, 한국 문화체험 프로그램까지 마련돼 글로벌 데이터 생태계 주도권의 새로운 국면을 그릴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개인정보위는 이번 총회를 계기로 주요 개인정보 보호 논의의 중심축을 아시아로 이동시키고, 글로벌 표준 형성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산업계는 GPA 서울 총회를 전환점으로, AI와 데이터 기술 진화에 맞는 신규 규범 정립과 국가 간 신뢰 구축이 본격화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윤리, 산업과 제도 간 균형이 글로벌 AI 경쟁력의 새로운 조건이 되고 있다.